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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유럽 큰손들 조세피난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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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유로존 가입 앞두고 걱정스런 시선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북유럽 '발트3국(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가운데 하나인 라트비아가 내년 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다. 라트비아는 유로존 편입 이후 금리 인하와 해외 투자 유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라트비아의 유로존 가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라트비아가 유럽의 새로운 조세피난처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라트비아가 유로존에 공식 가입하면 경제 규모는 유로존 국가 가운데 키프로스ㆍ에스토니아ㆍ몰타 다음으로 작다. 그러나 개방성과 친기업 환경으로 북유럽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라트비아는 2000년대 들어 연평균 7~8%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6~2007년에는 무려 10% 이상 성장했다.


유럽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라트비아의 법인 세율은 15%로 유럽연합(EU) 평균인 23.5%보다 낮다. 이는 유로존에서 키프로스ㆍ아일랜드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라트비아는 올해부터 해외 법인이 자국에서 주식 매도와 배당으로 챙기는 소득에 대해 면세 혜택을 부여했다. 내년부터는 특허료와 이자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 해외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혜택들로 라트비아에 대한 국제 핫머니의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키프로스ㆍ아일랜드 같은 유럽의 전통적인 조세 피난처들이 재정난으로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라트비아가 유럽의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3년 사이 적어도 10%의 키프로스 자금이 라트비아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라트비아 경제를 움직이는 '큰손'은 러시아와 옛 소련의 고객들이다. 18세기에 러시아로 복속된 라트비아는 이후 러시아와 깊은 경제적ㆍ문화적 유대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수도 리가 인구의 50%는 러시아계다. 대다수 라트비아인은 아직도 러시아어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러시아 부호들은 자국의 불안한 경제사정과 취약한 금융 시스템 탓에 비교적 안전하면서 문화적으로도 친근한 라트비아를 선호한다.


라트비아 소재 금융 컨설팅 업체 프라임 컨설팅의 타티아나 루틴스카 컨설턴트는 "1990년대부터 라트비아가 옛 소련의 금융허브였다"면서 "최근 들어 러시아ㆍ벨라루시ㆍ카자흐스탄 등지로부터 키프로스에 묻어둔 자금을 라트비아로 옮기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라트비아가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떠오르면 유로존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U는 최근 몇 년 동안 조세회피와 전쟁을 선포하면서 회원국의 탈세 및 돈세탁 문제 해결에 애써왔다. 그러나 라트비아가 새로운 조세 피난처로 자리잡을 경우 이런 노력은 빛을 바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회 의원인 독일 녹색당의 스벤 지골트 의원은 "유로존이 새로운 나라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인플레이션이나 공공 부문 재정 건전성 등 일부 경제지표만 보는 것은 큰 실수"라며 "새로운 조세 피난처의 등장은 부채위기로 흔들리는 유로존에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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