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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機 착륙사고]촬영금지에도 아수라장..美공항 전쟁터 방불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본지 조슬기나 기자의 샌프란시스코 취재기

-사고 조사委 미팅 호텔·부상자 입원 병원은 이미 철통봉쇄
-한국인 발견때마다 "당신도 그 비행기 탔었냐" 질문 쏟아져


[샌프란시스코(미국)=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여기서 멈추세요. 더 가면 안됩니다. 촬영도 금지입니다."

7일(현지시간) 오전 8시5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보안요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막아섰다. 여름 휴양객들의 발길로 가득찼던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전일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충돌사고로 한층 예민해진 분위기다. 모든 접근이 차단되고 정보도 몇개의 문을 거치도록 조치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아직 잘 알지 못한다"며 "사고 조사위원회 차원에서 정보유출에 대해 신신당부를 했다"고 입을 다물었다.


공항인근 호텔에서는 전일 사고가 발생한 활주로 인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메리어트호텔 등 해안가에 늘어선 호텔 주차장 곳곳에 방송용 탑차가 줄서 있는 까닭이다. 단 한장면이라도 더 담기 위해 나란히 줄선 이들 차량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공항 내부 곳곳에서도 카메라 삼각대와 촬영장비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이크를 든 채 무작정 대기하던 방송기자들은 한국인 여행객들을 발견할때마다 다가가 영어로, 때론 한국어로 "사고 비행기 탑승자냐"고 질문을 던진다. 그때마다 한국인들은 굳은 표정으로 "아니다"라고 고개를 젓곤 한다. 세번 중 한번은 한국말로 "저도 기자인데요"라는 답변을 듣는다. 그만큼 취재열기가 뜨겁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 12시 10분께 인천에서 사고기 가족들을 태우고 출발한 OZ214편의 도착을 앞두고, 공항 1층 도착 게이트 앞에 취재진들이 두줄로 늘어서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미국행 의사를 표시한 가족 4명 중 2명이 OZ214편으로 출발했다. 어머니 변경연씨와 누나 금태옥씨를 찾아 미국으로 온 금재국씨와 그의 조카를 만나기 위해 한국언론은 물론 NBC 등 현지언론들도 게이트 앞에 대기하고 섰다. 해당 비행기편을 이용한 한국인 승객들은 게이트에 늘어선 카메라를 보며 전일 뉴스를 떠올린 듯 표정이 금세 굳곤했다. 몇몇 외국인들은 왜 사람들이 모여있느냐, 뭘 찍고 있는거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공항에 과도하게 집중된 취재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통로가 단단히 막혀있는 탓이다. 정부가 파견한 사고조사위의 첫 일정은 이날 오전 9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첫 미팅으로 시작됐다. 미팅 후 외교부 차원에서 기자단 브리핑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연스레 사고조사위 관계자들이 미팅 장소인 크라운 프라자 호텔로 향했고, 기자들을 나눠 태운 버스 2대가 그 뒤를 따랐다. 그러나 취재진을 태운 버스는 호텔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저지당했다. 사고조사위와 같은 호텔에 미디어 관계자들의 숙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미국 측은 기자들이 호텔 앞에 잠시 내린 잠시 내리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안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의 공조가 첫 시작되는 날인만큼, 미국 측을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공항으로 버스를 돌렸다.


일부 취재진은 타 차량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 제너럴 병원으로 이동했으나 이곳 또한 폴리스라인 때문에 접근 자체가 막혔다. 제너럴병원에는 한국인 부상자 중 심각한 상태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49명 중 대다수가 입원해있다. 공항 한편에 마련된 임시 브리핑룸 인근은 과장을 더해 난민촌을 방불케했다.


박정권 국토교통부 항공조사팀장은 "오늘부터 현장참관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사고조사에만 일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을 비롯한 팀장급 전문가 6명이 국토교통부로부터 파견됐다. 박 팀장은 "미국과 사고 시 공조체제가 잘 돼 있다"며 "관련 일정은 조사 주체인 미국이 정하고 우리는 협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요시 2진까지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열린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과의 기자회견에서도 현지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40여명의 현지언론들이 허스먼 위원장을 둘러싸고 "기체이상냐, 조종사 문제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허스먼 위원장은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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