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어제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2010년 3월 출시한 지 3년3개월 만이다. '카톡해'라는 인사말이 나돌 정도로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인구의 두 배에 이르는 회원을 확보한 것은 그만큼 해외 이용자가 많다는 의미다.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카카오톡 가입자는 지난해 6월 5000만명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시도한 글로벌 전략이 통했다. 해외 이용자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가입자 증가세에 속도가 붙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닷컴 붐을 주도한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가 동력을 잃은 것은 글로벌 서비스화를 이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NHN '라인'이 올 1월 이용자 1억명을 먼저 돌파했지만 라인은 NHN 일본법인에서 서비스하고 있어 실질적인 국내 벤처기업으로서 첫 1억명 돌파 메신저는 카카오톡이다.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톡은 게임 등을 올려 주고 사용료를 받는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도약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모바일 커머스(선물하기)ㆍ광고(플러스친구)ㆍ게임(게임하기) 플랫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ㆍ카카오스토리) 등 이용자 니즈에 맞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
카카오톡의 오늘은 그냥 찾아온 게 아니다. 지난해 모바일인터넷전화 서비스 보이스톡을 내놓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집중 견제했다. 영원한 1등은 없다. 국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일본에 터를 잡은 후발주자 NHN 라인이 국내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에선 라인 외에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과 맞서야 한다. 관건은 중단 없는 글로벌 전략과 수익모델 창출이다.
카카오톡이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지만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회원 수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인구 5000만 국내 시장은 너무 좁고 포화 상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로 세계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 벤처,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 창업은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들이 많다. 제2, 제3의 카카오톡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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