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외국 은행들에 빚진 부채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중국의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리코노믹스'는 중국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포브스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중국의 외채 잔액은 7649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월 7360억달러에서 늘어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외채 규모는 1조달러를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채무기간별로 보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는 5656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 5409억3000만달러 보다 250억 가량 늘었다. 만기 1년 이상의 중장기 외채는 199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단기외채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어선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단기외채 비율이 40%를 넘어가면 위험 수준으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할 때 중국의 단기외채 비중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다. 그러나 SAFE는 "단기외채 증가가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단기외채 대부분이 무역 관련 자금이고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넉넉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3조달러를 넘는다. 포브스도 올해 중국의 대외 부채 규모가 1조달러를 넘더라도 외환보유고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부채 규모가 17조달러를 넘어서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주도하는 경제 정책 기조인 ‘리코노믹스(Liconomics)’가 단기 외채 비중 증가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에 낙관적인 기대를 할 수 있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가 만든 신조어인 리코노믹스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부채 축소와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한다는 3가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황이핑(黃益平)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향후 10년간 6~8%대 성장률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리코노믹스가 꼭 필요하다"면서 "중국 정부와 금융 감독 당국이 금융시장 리스크를 잘 통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짊어지고 있는 빚 부담 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저금리 시대를 맞아 너나 할 것 없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부채가 급증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중국 선테크파워가 5억3100만달러의 빚을 갚지 못해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간 것은 중국 회사채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왔다. 중국 중앙은행이 최근 시중 은행들의 '그림자 금융'을 경계하며 은행권이 스스로 유동성과 자산부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중국의 신용팽창 대한 세간의 우려를 감안한 조처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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