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근 신흥국 성장 둔화의 여파로 미국 뉴욕과 마이애미의 최고급 아파트가 된서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는 25일(현지시간) 브라질과 중국의 부유층 투자자들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과 주식시장 폭락으로 미국의 최고급 주택 시장에 냉기가 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라질과 중국의 신흥부자들은 지난 수년간 뉴욕과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LA) 등의 최고급 주택을 사들이면서 미국 주택시장을 띄우는데 일조했다. 마이애미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인들은 마이애미의 전체 부동산 판매의 12%를 차지하며 건설경기 회복을 도왔다. 플로리다에서 브라질인들이 주로 구입하는 부동산은 개인주택보다는 콘도나 아파트다. 브라질 사람들 3분의2 가량이 20만달러(2억3000만원 상당) 이상의 주택을 구입했다.
마이애미 소재 부동산중개업체 원소더비인터네셔널의 조지 우리베 부사장은 “부동산 시장이 둔화될 수 있다”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판매와 관련해 브라질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조만간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베 부사장은 브라질의 성장 둔화로 마이애미에서 50만달러에서 300만달러 규모의 중형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최고급 아파트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라틴 아메리카의 슈퍼리치들이 보다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콘도의 펜트하우스와 워터프론트 맨션의 경우 남미 부자들이 자국의 경제 폭풍을 피하기 위한 장소로 물색하고 있는 장소라고 우리베 부사장은 전했다.
뉴욕의 경우 중국인 고객들이 주요 고객이다. 부유한 중국인들은 뉴욕 부동산 시장에서 10%에 달한다. 일부 신축 호화 빌딩은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것이다. 뉴욕의 센트럴공원 전망의 주거용 초고층 빌딩 ‘원57’의 경우 여러 명의 중국인들이 매입했고, 뉴욕 시내 중심가의 호화 건물도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아시아 지역의 경제난이 발생하면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구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더비 인테내셔널의 뉴욕지점에 있는 니키 필드 수석 글로벌 부동산 자문은 “더 많은 중국인들이 안전자산을 찾아 몰려올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가능한 빨리 많은 돈을 이전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난 수개월간 중국인들의 주택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신규 개발업자들은 중국 구매자들에게 잔금 납입일을 연기해주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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