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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승엽만큼 화려했던 '원조 홈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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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승엽만큼 화려했던 '원조 홈런왕'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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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할 흥행 호재가 없던 프로야구가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352개) 수립으로 열기를 되살리고 있다. 이제부턴 매 홈런이 기록 경신으로 연결된다. 지난 20일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새 역사를 쓴 이승엽은 은퇴 전까지 400개의 홈런을 치겠다고 했다. 일본리그 기록을 더하면 이날 이미 511개를 치긴 했다. 잠자리채를 야구장에 끌어들일 정도로 특별한 인기를 누리는 ‘홈런왕’을 보며 글쓴이는 ‘원조 홈런왕’이 떠올랐다. 이만수 SK 감독이다.

대다수 올드 팬들은 1982년 3월 27일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 청룡의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 MBC 이종도의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기억한다. 그리곤 이내 “아, 이만수의 프로 1호 홈런도 있었지”라고 한다. 프로야구 첫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나온 OB 베어스 김유동의 그랜드슬램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종도의 만루 홈런이 아니었다면 이만수의 프로 첫 홈런은 좀 더 또렷하게 야구팬들의 머릿속에 남았을 것이다. 프로 1호 홈런을 치고 아이처럼 펄쩍펄쩍 뛰면서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장면과 함께.


이후 이만수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1997년 은퇴까지 16시즌 동안 25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1982년 13개부터 1992년 22개까지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 빙그레 이글스의 장종훈이 등장하기 전까지 ‘홈런왕’은 단연 이만수였다.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 연속 타점 타이틀도 거머쥐었고, 1987년 한 차례 더 타점왕이 됐다. 1983년부터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 1982년부터 12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 10 선발 그리고 1984년, 1988년, 1990년, 1991년 등 네 차례 올스타 투표 1위는 초창기 프로야구 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을 한 ‘홈런왕’에게 야구팬들이 준 선물이었다.

이만수가 프로에서 활동한 내용은 어지간한 야구팬이면 훤히 꿰고 있을 터이니 이만수의 아마추어 시절 얘기를 소개한다.

그가 중학교 때 투수로 뛰었단 사실을 아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투수 이만수는 대구중학교 3학년 때 문교부장관기쟁탈전국중학야구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사실 이만수는 운동선수의 길에 다소 늦게 들어섰다. 또래 선수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라면 그는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더구나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수 모집을 통해 선수생활을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그때 이만수는 10년 뒤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운동을 위해 중학교 1학년을 두 번 다녔다. 그래서 동갑인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대구상고(현 상원고)와 한양대 1년 선배가 됐다. 이만수는 각고의 노력으로 실력이 일취월장했지만 팔에 무리가 찾아와 대구상고에 진학한 뒤 포지션을 포수로 바꿨다. 이때 결정이 뒷날 ‘홈런왕’ 이만수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이승엽만큼 화려했던 '원조 홈런왕'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1977년 6월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제32회 청룡기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강타자 이만수의 탄생을 알린 대회였다. 패자부활전에서 살아 올라간 대구상고는 동산고와 겨룬 결승 1차전에서 이만수의 역전 결승타로 3-1 승리를 거둔데 이어 박영진과 이만수의 투타 맹활약으로 2차전마저 7-2로 잡으며 1970년 대회 이후 7년 만에 다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만수는 타율, 최다안타, 타점 등에서 4관왕에 올랐다. 훗날 프로야구 첫 타격 3관왕(1984년)의 탄생을 예고한 대회였다.


1970년대 후반 야구계는 대형 포수의 탄생을 고대하고 있었다. 배성서, 정동진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포수들이 차례로 유니폼을 벗으며 국가대표급 포수 기근 현상이 예고됐다. 이때 나타난 대형 포수 유망주가 이만수였다. 1977년 이영민 타격상의 수상자이기도 하거니와 포수치곤 빠른 발, 수준급 투수 리드 능력 등으로 대학 야구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대형 포수를 둘러싼 영입 경쟁에서 한양대는 3년 전 장효조(작고)에 이어 이만수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만수는 대학교 2학년 때인 1979년 6월 미국 그랜드래피츠에서 열린 한미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당시 대학 선발 멤버는 김시진, 김용남, 박철순, 양상문, 임호균, 선우대영(이상 투수), 박해종, 이만수, 김진우(이상 포수), 정학수, 오대석, 정영기, 양세종, 박종훈(이상 내야수), 우경하, 박용성, 김종윤(이상 외야수) 등 뒷날 프로 야구를 빛낼 선수들이었다. ‘안방마님’ 이만수는 이들 호화 멤버를 이끌고 미국 대학 선발에 5승 1패를 거뒀다. 아마추어 시절 이만수는 이미 슈퍼스타였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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