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제사회가 '스노든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개인정보 수집 의혹에 휩싸인데 이어 독일은 미국에 기밀 해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정보 당국의 개인정보 비밀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추가 폭로를 시사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영국이 2009년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개최하며 각국 대표단에 조직적으로 컴퓨터 해킹과 전화 도청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북아일랜드 로크에른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감청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는 2009년 4월과 9월 각각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와 G20 재무장관회의 기간에 '획기적인 첩보수집 수단'을 활용해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의 전화 및 인터넷 사용내역을 대거 가로챘다.
이들은 회의기간에 회의장 내 인터넷카페를 통해 수집한 e메일 ID 및 암호를 이용한 정보수집하고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해킹한 후 메시지 및 통화내용 도청했다. 또 각국 대표단 전화통화에 대한 24시간 추적 등 첩보행위를 벌였다.
GCHQ는 특히 각국 대표단이 구체적으로 누구와 전화통화를 하는지를 실시간 그래픽 화면으로 구성해 작전실 내 15m의 대형 스크린에 띄웠다. 가디언은 "수집한 정보들은 고든 브라운 당시 총리를 비롯한 G20 영국 대표단에 전달됐으며 영국 대표단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이용됐다"고 전했다.
이 기간에 G20 대표로 참석한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도 미국의 도청 표적이 됐다. 미국은 영국 주재 NSA 요원들을 통해 2009년 4월1일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대표단이 모스크바로 건 기밀 위성전화 신호를 가로채 신호에 걸린 암호를 풀려고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노든은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NSA가 어떻게 개인의 인터넷 정보에 접근할 수있었는지를 말해주는 자세한 정보를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게 있다. 미국 정부가 나를 감옥에 보내거나죽여서 이(진실)를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든은 자신이 폭로한 것은 불법적인 정보수집활동이며, 합법적인 군사적 표적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활동에 대해서는 폭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강경 보수' 성향의 딕 체니가 자신을 '중국의 스파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 "나는 중국의 스파이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체니에게 배신자로 불린다는 것은 미국인으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부시 행정부가 미국 국민을 속이고 이라크 전쟁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부시 행정부 때 외교 안보 군사기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던 체니 전 부통령은 16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스노든이 "중국의 스파이일 수 있다"면서 스노든이 머물고 있는 중국은 일반적으로 가고 싶어하는 장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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