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들의 개인정보 수집 사실 폭로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자 관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개인 정보 감시와 수집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기업들이 자신에게도 불똥을 튈 것을 우려해서다.
당장 스노든이 재직하고 있었던 '부즈 앨런 해밀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스노든은 이 회사의 하와이 지사에 근무하면서 이번 폭로를 뒷받침할 무수한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일반인들은 일개 회사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이런 방대한 자료가 나올 수 있었는 지 궁금해한다.
부즈 앨런측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며...회사 윤리 강령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발뺌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부즈 앨런이 최근 정보 관련 용역으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정부 용역 계약액은 40억달러(4조 5200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 대부분도 정보 관련사업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2만2000 명의 컨설턴트 중 49%가 일급비밀을 처리하고 있을 정도로 정부의 정보활동에 깊숙히 관련돼 있다. 정부내 주요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도 이 회사 임원 출신이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이후 대테러 전면전에 나서면서 정보 수집과 감시 업무를 민간업체에 대거 넘겼다. 민간업체의 첨단 인터넷 정보처리 기술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해외나 위험 지역 관련 업무를 넘길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덕에 인터넷 정보 감시및 보안 관련 업계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정부의 용역을 받는 정보관련 업체만 2000개가 넘는다. 미국에서 일급 기밀을 다루는 인력은 85만4000명인데 이중 상당수가 민간업체 소속으로 알려졌다. 포천지는 이같은 '스파이 산업'은 비밀이 새어나오기 전까지 대단한 비즈니스였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근철 기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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