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개사 중 80개사가 적자..당기순익 전년比 59%↓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투자자문사 절반 이상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이 줄고 증권투자에서는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적자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투자자문사 157곳 가운데 80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투자자문사의 당기순이익은 146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이익은 전년대비 209억원(59%) 감소했다. 투자자문 시장의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황에 과당경쟁까지 펼쳐지면서 영업력이 약한 자문사의 적자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식 등 증권투자 비중이 자기자본 대비 57%를 나타내면서 일부 투자자문사는 재무건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진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 건전경영팀장은 "금융투자업계의 벤처기업 격인 투자자문사의 규모를 감안하면 공격적인 운용으로 인한 손실이 자본잠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문사의 영업이익도 2545억원으로 전년대비 968억원(28%)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이 1056억원에 그치면서 40%이상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투자일임 성과보수와 자문 계약고가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고유재산 운용수익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산을 주식 등의 증권에 투자해 얻는 운용수익은 188억원(12.0%) 감소한 1373억원을 기록했다.
자문사별로 튜브(21억원), 로버스트(20억원), 토포앤코코리아(20억원)가 가장 큰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큰 규모의 자문사로 분류되던 투자자문사가 시장을 이탈하고 자문형 랩 인기마저 시들해지면서 전체 영업 규모도 줄어들었다. 투자자문사의 총 계약고는 19조9000억원에 그치면서 전년대비 3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브레인투자자문사가 운용사로 전환하고 한국창의투자자문사가 대신자산운용에 흡수합병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문회사의 총 자산은 6473억원, 자기자본은 5708억원으로 각각 577억원, 471억원 줄어들면서 8% 감소했다.
총 자산 중 현금과 예치금 비중은 33.0%로 소폭 하락한데 반해 증권투자 비중은 절반이 넘는 50.3%를 기록, 전년보다 2.1% 늘어났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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