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12월 150개 자문사 중 105개사 적자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국내 투자자문사의 70%가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4분기까지(4~12월) 150개 자문사 중 105개 자문사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자문사의 70%가 적자라는 얘기다. 2010년까지만 해도 38%였던 적자자문사 비율은 2011년 56%까지 늘어나는 등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문사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력이 약한 자문사의 손실이 확대되면서 적자 자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자문사의 3분기(10~12월)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09억원으로 22.1% 줄어 감소폭이 더욱 컸다. 2분기 252억원에 달했던 고유재산운용이익이 122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 실적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적자를 기록한 자문사는 88개사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공격적인 고유재산 운용에 따른 재무위험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영업 기반이 약한 투자자문사를 중심으로 주식 등 증권투자 비중이 높아 시장변동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6438억원)대비 증권 및 파생상품 투자 규모는 50%에 달한다.
자문사의 영업규모라고 할 수 있는 계약고는 정체 상태다. 작년 말 기준 150개 자문사의 총 계약고(자문, 일임)는 1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9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문형랩 감소 등으로 자문계약은 7000억원 가량 감소한 반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일임계약이 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총 계약고는 1년 전에 비해 3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3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고를 자랑하던 브레인투자자문이 운용사로 전환한 탓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가치투자자문이 3분기에만 6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가장 양호한 성적을 올렸고, 브이아이피(52억원), 케이원(31억원), 아인에셋(1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튜브투자자문이 13억7000만원의 순손실로 가장 부진했고, 슈프림에셋(-11억1000만원), 로버스트(-7억4000만원), 마스터(-6억7000만원) 등의 자문사도 상대적으로 적자 폭이 컸다. 상위 10개사의 순이익이 201억원으로 전체 자문사 순이익(109억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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