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멘토링기관 씨커스, 벤처경영硏, 청년창업플러스센터를 노크해보자
거창한 컨설팅보다 알짜 멘토링
대졸자·고교생·아줌마 모두 지원
"사업실패 수업료 낼 필요 없어요"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학생 졸업반인 A씨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입사시험에 합격했다. 대학시절 개발한 모바일 앱 개발에 성공한 공학도 출신인 그는 탄탄한 직장생활을 보장하는 대기업 입사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학창시절 앱 개발 동아리 활동을 한만큼 취업 대신 개발과 창업의 길이 자신에게 맞다는 확신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결심하고 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오랜 시행착오 끝에 실패로 끝나는 사례를 많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A씨는 고민 끝에 벤처 창업을 멘토링하는 기관을 찾아 나섰다.
◆청년 창업자 멘토링 사업 확대= 이제 막 창업에 첫 걸음을 내딛는 새내기 CEO를 위한 청년창업 멘토링 기관이 주목받고 있다. 청년창업의 경우 자본 규모도 작고 업종도 한정되다보니 유료로 진행되는 '컨설팅'보다는 '멘토링' 기관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창업에 나서는 청년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경영 수업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창업에 앞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대신해 주는 곳은 청년창업 멘토링 기관이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벤처확인을 받기 위해서 2~3달의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성공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최근 민ㆍ관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을 멘토링해주는 사업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한화생명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는 사단법인 씨즈와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청년창업 지원사업 SEEKER:S(씨커스)'의 발대식을 최근 열었다. 청년창업 지원사업 씨커스는 선배 창업가의 노하우와 어려움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창업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1:1 멘토링 제도로 지속적인 컨설팅도 제공한다.
영리법인인 벤처경영연구소도 있다. 이 곳은 벤처창업 컨설팅부터 신규 사업 컨설팅, 벤처확인컨설팅,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창업에 나서는 연령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지만 청년창업가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가장 큰 만큼 이들을 위해 엔젤 투자자와의 만남을 주선해주기도 한다. 청년 창업가들은 정부 자금부터 은행자금,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자금이 있기 때문에 창업가와 사업 아이템에 가장 적합한 자금이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잘 살펴보고 결정할 수 있다. 이곳은 '벤처벨리'를 운영하며 참여자들간의 자유로운 만남도 중재한다. 정보의 한계와 경영 노하우에 목말라 하는 청년 창업가들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도 한다.
◆고교생 창업도 활기= 고교생 벤처 CEO를 꿈꾸는 청년 창업가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좁은 네트워크으 한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을 통해 극복했다. 청소년들 역시 창업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지만 청소년들의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구하기 쉽지 않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청년창업플러스센터에는 청소년 창업자를 모으고 선배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지난해 경남 창원 신월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김정인 청소년창업협회장이 있다. 그가 처음 창업협회장에 나설 때만 해도 고교 3학년생이었다. 수능을 접고 창업 준비에 나섰던 김 군은 당시 자신의 창업을 위해 매주 고속버스를 타고 용산구 청년창업플러스센터를 찾았다.
스스로 청소년 창업자들을 모으고, 선배들의 지원도 챙겼다. 새내기 창업자들은 트위터나 미투데이같은 SNS를 통해 찾았다. 이미 사업에 성공한 CEO들 역시 SNS를 통해 검색하고 직접 전화를 돌렸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인연을 맺은 벤처기업 '861116'의 최병운 대표도 합류했다. 청년창업플러스센터는 861116 같은 벤처기업에 사무공간 등을 지원한다.
김 군은 지난 1년여간의 경험과 SNS 인맥을 중심으로 벤처기업 'BOB 런치' 창업했다. BOB런치는 10대 창업가들이 성공한 인사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이 사업모델은 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한 '청년기업가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이 서비스는 그간 김 군이 창업을 고민하면서 SNS를 통해 조언을 구한 국내 CEO들과의 인연이 중심이 됐다. 창업가가 전천후가 돼야 하는 척박한 우리의 창업 환경에서 가장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다. BoB런치는 김 군이 그간 조언을 얻은 CEO들과 최 대표가 기존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계를 맺은 유명인사들을 멘토로 활용한다. 창업가들을 하나로 모아주는 '네트워크 장소(플랫폼)'로 키워내겠다는 생각이다. 10대 청년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선배들도 확보했다.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과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도 합류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문을 연 '청년창업사관학교'도 있다. 이곳은 기술 보다 인재 양성을 통한 멘토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업 적격자로 판정되면 예비 CEO가 필요로 하는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지난달 입교생인 서울대 출신 청년 공학도였던 남일우 누리콘 대표를 비롯해 아이디어로 승부를 낸 아줌마 CEO,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28세 CEO 등 출신도 다양한 이들은 이미 '억'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 성과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을 연동한 차량용 룸미러 블랙박스를 선보인 아이테크코리아는 작년에 이미 14개국에 샘플 오더를 받아 10억원 이상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희귀 유전자 질환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한 진스랩은 말레이시아 유전자진단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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