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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금융제재에도 잘 버티는 이란 경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무슬림의 새해인 '나브루즈(3월 21일)'를 맞아 "서방의 오만한 세력들이 이란을 쓰러뜨리는 데 실패했다"고 공언했다.


테헤란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핵실험과 관련해 서방의 경제 제재로 고통 받아야 하는 이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서방의 경제 제재는 당초 의도와 달리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런 상황이 추가 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통계만 보면 이란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이란 중앙은행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가스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은 이전 1년 사이 배로 늘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터키의 수요 확대 덕이다. 터키는 올해 1억1800만달러(약 1335억원)어치의 금괴를 이란에 제공하고 원유와 가스를 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는 지난해 7월에도 18억달러 상당의 금괴를 이란으로 보냈다. 서방의 경제 제재를 교묘히 피해간 것이다. 중국ㆍ파키스탄ㆍ인도ㆍ스리랑카도 여전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경제 제재는 이란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 대한 전자제품 수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 시장에서 이란산 오토바이, 광물, 건설자재의 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그 덕에 비석유 제품 수출 규모가 전체 수출 금액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올해 이란 은행의 유동성은 역대 최고인 3460억달러에 이를 듯하다. 외환 보유고는 1000억달러를 넘어선다. 이도 2011년 기준이다. 지금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고 이란 경제에서 부정적 요인이 제거됐다는 말은 아니다. 이란 통계청은 지난 1년 사이 물가상승률이 40%를 기록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2월 현재 이란의 실업률은 11.2%다. 그러나 비공식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의 두 배로 추정된다.


지난 2년 사이 이란의 리알화(貨) 가치는 50% 하락했다. 수도 테헤란과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100% 치솟았다. 빵ㆍ우유ㆍ야채ㆍ식용유 같은 기초 식품 가격은 47% 껑충 뛰었다.


유엔과 미국의 경제 제재로 주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은 50%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이란의 대다수 무역상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나 다른 중동 국가들에만 목을 매고 있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이란의 피해 규모는 약 1000억달러로 추산된다. 그 탓에 이란 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는 600억달러로 치솟았다. 비공식 환율 기준으로 적자가 1330억달러나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란 의회는 정부 예산 대비 적자 규모를 45%로 추정하고 있다.


포브스는 내부의 일부 문제에도 최근 상황으로 보건대 이란이 미국ㆍ유럽연합(EU)ㆍ유엔과 협상에서 물러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을 의시한 듯 미 상원에서 최근 이란 정부와 관련된 해외 기업들에 대해 제재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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