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청바지는 평생 처음 입어본 것 같다."
마원 진에어 대표에게 '청바지'란 도전이었다. 그는 새로 산 청바지를 가리키며 "대학에서도 청바지가 어색해 면바지를 입고 다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의 청바지는 새 것 마냥 선이 선명했다. 청바지와 잘 어울리는 황토색 벨트도 새로 장만한 듯 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사회복지법인 남산원에서 식목행사를 통해 대표 부임 후 첫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행사는 진에어의 친환경 캠페인인 '세이브디에어' 차원에서 펼쳐졌다. 청바지를 입고 삽을 든 CEO를 따라 지니(진에어 승무원)들과 사무직 직원들이 정향나무를 심었다.
그는 "부임 후 약 2주간 청바지를 입어보니 어느 바지보다 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에어가 편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6년간 대한항공에서 몸 담았다. 1987년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부산지역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지에서 활약했다. 진에어에 입사한 것은 2주째. 청바지 만큼이나 아직은 어색한 상황이다.
먼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이 달랐다. 고객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는 대형항공사와 비용 대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LCC는 소비계층의 성향이 달랐다. 투입되는 항공기가 다르다는 점과 신규 노선의 개척의 한계가 다르다는 점도 그가 넘어야할 산이었다.
그는 "진에어에 부임 후 신규 취항지를 먼저 가보는 등 현장 중심의 경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는 7월 취항하는 일본 나가사키도 직접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올해 나카사키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이어 일본 센다이 노선과 중국 웨이하이 노선에도 새롭게 하늘 길을 놓을 계획이다.
신규 취항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은 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운영하는 법과 유사하다. 다만 대한항공이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수요를 개발하는 반면, 진에어는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을 개척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는 "일본과 중국은 LCC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특히 중국의 경우 향후 국적 LCC의 사활이 걸려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신규 취항을 통해 그가 올해 잡은 매출 목표는 3000억원, 영업 목표 150억원이다. 지난해 경영성과인 매출액 2475억원, 영업이익 145억원보다 소폭 높아진 수치다.
그는 마지막으로 "진에어는 지난해까지 업계 최초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흑자 경영에 합류토록 노력하고 (누구나) '함께, 더 높이' 날 수 있는 실용항공사가 될 수 있도록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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