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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신평사에 증권사가 팔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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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證, 직접 신용등급 매기기 나선 이유

"회사채 90%가 투자적격이라니"…증권사 역할확대 요구도 한몫


못 믿을 신평사에 증권사가 팔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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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직접 신용등급 산출까지 나선 배경에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에 대한 짙은 불신이 깔려 있다. 기업별 재무상태,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즉각적으로 신용분석을 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불만에 그렇게 할 것이라면 우리가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


28일 기준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424개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고 등급인 'AAA'가 59개사로 14%, 'AA'가 122개사로 29%에 달한다. 이어 A등급 31%, BBB 16% 등이다. 우량기업으로 분류되는 AA등급 이상이 43%에 달하고, 투자등급으로 분류되는 BBB까지는 90%에 육박한다. 신용등급만 놓고 보자면 국내 기업 10개사 중 9개사는 회사채 투자에 문제가 없다는 소리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회사채) 팀장은 "등급 상향만 있고 하향은 없는,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웅진홀딩스의 사례와 같이 재무적으로 취약한 계열사에 대한 우발적 재무부담이 높은 경우 등급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불거진 두산인프라코어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사태는 국내 신평사의 늑장 평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영구채 5억달러를 자본과 부채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신평사들은 "아직 등급 평가에 반영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평가를 자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용산 사태가 터지자 무디스는 코레일을 두고 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글로벌 신평사들은 개별 기업별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공식 입장을 밝혀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신용등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평사뿐 아니라 증권사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희준 전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신평사의 역할은 신용위험에 대한 손익과 책임을 직접 공유하는 증권사 투자은행(IB)과 본질적으로 다른데도 국내에 제대로 된 투자은행이 없어 신평사에게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 부분을 발전시켜 회사채 유통 시장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적절한 시장 가격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평사도 쏟아지는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입장이다. 임형섭 한기평 평가기획실장은 "'등급 쇼핑' 등 신평사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신평사 규제를 새로이 고시한 만큼 이에 기반해 개선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신용정보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고시하며 신평사 개선 방안을 밝혔다. 내용에는 신용평가 애널리스트의 순환주기를 기존 5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는 안 등이 포함됐다. 애널리스트와 평가 기업 간의 혹시 모를 유착 관계를 단절해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일부 반발도 있다.


최정태 스탠더드앤푸어스(S&P) 한국사무소장은 "애널리스트 순환보직제는 누가 순환시키고 또 어디로 가느냐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애널리스트가 좀 더 잘해보겠다는 의욕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자유로운 평가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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