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 예금보험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국내 공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특수채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줄어든데다 채권 발행 절차가 까다로워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특수채 발행액(지역개발공사, 도시공사 제외)은 지난 21일 현재 22조1463억원으로 전년동기 28조7850억원보다 23% 감소했다. 특수채 시장 큰 손인 주택금융공사(MBS)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7조3830억원 어치를 발행했으며, 예금보험공사는 5조1800억원, 한국정책금융공사는 3조4000억원, LH는 2조6257억원 어치를 각각 시장에 내놓았다.
특수채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공단체나 공적기관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국채, 지방채보다는 수익이 좋으면서도 정부가 보증해 일반 회사채보다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지닌다.
올해 계획된 특수채 발행액은 87조48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사채 발행 규모 105조원에 비해 감소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말기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SOC투자규모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뚜렷해지고 있다"며 "공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LHㆍ수자원공사 등이 채권발행 계획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도록 제도가 변경돼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OC투자와 직결되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LH, 한국도로공사 등이 지난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22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수채의 공급은 줄어드는데 반해 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험사와 은행이 특수채의 최대 매수처로 떠오르고 있다. 3년 이하 특수채는 은행이, 3년 초과 장기물은 보험사가 주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안전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역마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장기 특수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사채의 순발행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반면 기준금리 인하 추세와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 강화로 특수채의 강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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