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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窓戶)는 자연과 소통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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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창호박물관 만든 조찬형 장인, “60년 창호인생 담아 후학 키우는 일이 마지막 과제”

“창호(窓戶)는 자연과 소통 창구” 충남도 무형문화재 18호 소목장 조찬형 장인이 작업실에서 춘양목을 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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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창호(窓戶). 창이나 출입구 등에 만들어진 창이나 문을 말한다. 살아가면서 사람에게 생명의 통로가 되는 것이 창과 문이다. 창호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바람은 생명을 지키는 필수조건이다.

지금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창호를 쓰고 있지만 전통을 살린 재료는 나무다. 서양의 것이 차단과 견고함이라면 전통창호는 ‘통풍’과 ‘채광’이 중심이다. 전통 가옥과 자연의 소통은 나무로 된 창호로 이어진다.


이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 창호박물관이 전국에 단 한 곳, 충남도청이 자리한 내포신도시 가까운 곳에 있다.

충남도 무형문화재 18호인 소목장 목음(木音) 조찬형(76) 장인의 혼이 담긴 ‘조찬형 창호박물관’이다. 예산군 덕산면에 자리하고 있다.


조 장인은 “1950~60년대에 일을 해주면 밥은 3끼 먹여주었는데 창호 일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해야 2끼를 먹었다. 벌어 먹고 살기 힘드니까 점점 잊혀져 갔다”며 “내가 맥이 끊어지는 것을 유일하게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형문화재에 오르고 이 분야 1인자가 됐으나 후학을 많이 키우지 못했다 중간에 포기한 제자들이 많았다. ‘이러다가 우리의 전통창호가 사라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맥을 잇기 위해 창호 샘플, 나무샘플을 갖고 전수관, 박물관을 만들었다.


창호제작자가 없더라도 후손들이 다시 배워서 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것이다.


그는 “60년 세월을 창호와 함께 했다. 이젠 전통창호를 만드는 이들이 자꾸 줄고 있어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쉽게 열고 닫는 문이라고 하찮게 생각한다. 하지만 창호야말로 우리 생활에 가장 필요한 것이다. 후대에 까지 전통창호를 전승시키는 일 또한 내 운명”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창호박물관은 10년의 공사 끝에 지난해 완공돼 문을 열었다. 당진 땅 6611㎡, 덕산 둔지미땅 1만여㎡, 덕산 5000㎡ 등 그가 가진 모든 땅을 팔아 비용을 댔다.


박물관 규모는 1만㎡. 전수관, 일반인체험관, 전시관 등 3개 동으로 짜여졌다. 전수관은 우리나라 전통창호 맥을 잇는 공간이다. 체험관에선 일반인들이 창틀을 만들거나 가구 등 집안물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전시관. 춘양목(금강소나무) 등 200여 종류의 목재와 문살, 전통가구, 대패 등 수백 가지의 도구가 전시돼 있다.


조 장인과 창호와 만남은 16살 때였다. 외삼촌이 수덕사에 스님으로 계셨다. 그곳을 자주 찾다 대웅전의 전통문살을 보는 순간 ‘신내림’을 받은 듯 떨림이 느껴졌다.


그 뒤 전국을 돌며 창호장인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연꽃빗살, 국화꽃빗살, 목단꽃육살, 국화꽃팔각살, 원육살, 세 살…. 300여 종류의 문살 제작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작업실에서 주로 쓰는 나무는 춘양목. 춘양목은 동남풍에만 약 3년을 말려야 재목으로 쓸 수 있다. “전통창호는 나무의 나이가 200년쯤 된 춘양목으로 만들죠. 거기에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비로소 제대로 된 작품이 탄생한다.” 조 장인의 이야기다.


여기에 꽃살 창 하나 만드는데 약 20일 걸린다. 그것도 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순전히 꿰맞춤으로 만든다. 1000분의 1mm만 틀어져도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통 창호는 수명이 1000년 이상을 간다.


전국 사찰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경복궁·창덕궁 복원사업, 기림사 대적광전 꽃살문 보수, 쌍계사 법당 창호보수, 단양 구인사 조사전 창호제작, 영광 불감사, 속리산 법주사 등.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고 모두들 등을 돌린 전통창호. 이를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 조 명인의 마지막 소원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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