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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서장훈이 '안티팬'에게 던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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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서장훈이 '안티팬'에게 던진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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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내 생각에 난 30점짜리 선수였다. 그럼에도 언젠가부터 이겨야 본전인 선수였다. 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했고, 그 열정이 과한 행동으로 나왔던 것 같다. 보기 불편했던 분들껜 죄송한 마음이다."

'국보센터'다운 배포 큰 마지막 인사였다.


서장훈은 21일 KT 광화문 올레 스퀘어 1층 드림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27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리. 그래서인지 그는 그동안 미처 꺼내기 어려운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자신을 향한 안티팬에 대한 발언이었다. 서장훈은 농구팬들 사이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렸던 선수 중 하나다. 기량과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코트 위에서의 불같은 모습은 종종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어린 시절 농구 코트는 내게 가장 편한 안식처"였다며 "잘하지 못해도 코트 안에만 있으면 어느 때보다 재미있고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언젠가부터 너무 많은 관심을 받게 됐고, 이기는 게 본전이 돼버렸다"라며 "백번에 한번 지면 나 때문에 진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보니 지면 큰일이 날 것 같았고, 억울한 판정에도 더 예민해졌다"라며 "그런 부분이 보기 불편했던 분들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다만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었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최고의 팬서비스라는 신념 때문에 나온 행동이라고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내가 통산 1만 3천여점을 넣었는데, 프로 입단 할 때 목표는 그 두 배, 세 배를 넣는 것"이었다며 "스스로 내게 점수를 준다면 30점정도 밖에 못줄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장훈은 연세대 1학년 시절부터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선수였다. 당연히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작은 발언조차 크게 부각됐고, 누군가의 비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서장훈은 "현주엽부터 김주성까지 수많은 선수들과 라이벌로 지목을 받았지만, 사실 내 진짜 라이벌은 언론이었다"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아무리 신경을 안 쓸래도 사람이다 보니 언론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게 되더라'라며 "그런 점이 경기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더 열심히 했다"라고 얘기했다.


'은퇴' 서장훈이 '안티팬'에게 던진 진심


이어 기자회견 객석에 앉아있던 전창진 부산KT 감독의 기습 질문이 던져졌다. 전 감독은 "그동안 김주성과 자신을 비교하는 언론 때문에 마음 고생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서장훈은 "감독님이 갑자기 질문하셔서 깜짝 놀랬다"라고 웃은 뒤 "젊었을 땐 의식도 됐던 것도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항상 어느 시대나 기존 인물보다는 새 인물에 기대를 더 크게 갖게 되는 게 인지상정"이라며 "오히려 그런 비교가 있어 더 자극이 되고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은퇴' 서장훈이 '안티팬'에게 던진 진심 [사진=KBL 제공]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였던 목보호대에 대해서도 뒤늦은 고백을 했다. 서장훈은 "사실 농구를 못하게 될까봐 그간 숨겨왔던 얘기"라고 운을 띄운 뒤 "예전에 목을 다쳤을 때 의사로부터 '농구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란 말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농구를 포기할 수 없었고, 그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목 보호대"였다며 "은퇴 한 뒤에도 목보호대만큼은 고이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훈에게 농구란 어떤 의미일까. 1시간 남짓한 기자회견에서 그가 가장 어렵게 입을 뗀 질문이었다. 그는 "내게 농구는 정말…애증이었다"라고 답했다. 짧은 한숨을 쉰 그는 "너무도 좋아했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힘든 일도 많았다"라고 말하며 잠시 먼 곳을 응시했다.


은퇴 이후 계획을 묻는 말에는 "지금껏 여러 모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라며 "당분간은 특별한 계획 없이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지도자 등의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은 뜻이 없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먼 훗날 내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생각해보겠다"라고 여지를 남겨 두었다.


끝으로 서장훈은 "한국농구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떠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라며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낮을 곳을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겠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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