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급등,차입증가,잠재성장률 하락 등 세가지 경고등 켜져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국은 금융위기 전야의 미국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노무라 이코노미스트인 장지웨이와 첸웬디가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부동산 붕괴와 금융위기를 예고한 세가지 경고등이 중국에 대해서도 켜졌으며 중국 정부가 난관에서 벗어날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보도했다
장지웨이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높은 부동산 가격과 차입의 급격한 증가,잠재성장률 하락은 시스템상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케이스 쉴러 주택지수를 이용해 2001년에서 2006년 사이 미국의 주택가격은 84%가 올랐다면서 중국 주요 도시에서 2004년에서 2012년 사이에 주택가격이 ‘다소 완만한’ 113%의 상승률을 보였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 지수에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 지수는 노후주택까지 포함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이같은 질의 차이를 감안한 최근 학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09년까지 주택가격은 250%가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도 부동산 부문의 리스크를 알고 지난 몇 년동안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 조치를 도입했다”면서도 “긴축조치가 도입되면 처음에는 주택가격이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패턴은 리스크가 아직 완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으로 양소득세 20% 부과제도를 도입했지만 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중소도시 70개 중 66곳의 신규주택가격이 올라 1월 상승도시(53개)보다 많아 주택시장 과열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부동산 붕괴시 토지매각이 주수입원인 지방정부도 개발업체 만큼이나 심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은행들의 대줄 중 14.1%가 지자체 금융 기구에 대해 이뤄진 것이고 6.2%가 부동산 개발업체에 이뤄진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성장률을 희생하고 긴축에 나설 경우 시스템상의 금융위기는 막을 시간이 있으며 조기에 긴축에 나서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디폴트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그렇지 않고 느슨한 정책과 8% 이상의 성장률을 고수할 경우 이르면 2014년 (부동산) 붕괴가 일어나 금융시스템 전체에 빠르게 확산돼 정부가 개입해 은행이나 지방정부를 구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중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잠재성장률이란 경제가 물가상승없이 성장할 수 있는 최대의 생산능력으로,근로연령 인구 감소와 같은 요인들 때문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입안자들이 잠재성장 의 구조적 둔화를 경기순환에 따른 것으로 잘못해석해 확장정책을 씀으로써 경기과열과 결과적으로 고통스런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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