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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회장 거취까지 흔드는 內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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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긴급 이사회, ISS에 정보 흘린 부사장 해임
"경영진이 외국인 주주 자극해 이사회 음해" 내부격앙
어회장도 보고 받고 분노…4월 회장후보추천위 열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KB금융이사회가 경영진인 박동창 부사장을 전격 해임키로 결정한 것은 박 부사장이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측과 만나 사외이사와 관련된 내용을 흘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2월말과 3월초에 걸쳐 ISS 한국 사무소 관계자를 두차례에 걸쳐 만난 것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ISS는 KB금융의 일부 사외이사 때문에 KB금융의 리더십과 독립성에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임시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재(전 한국은행 감사), 배재욱(전 대통령 사정비서관), 김영과(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3인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관계가 일부 잘못됐다는 게 이사회 측 주장이다. 실제 배 사외이사는 ING생명 인수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고, 김 사외이사는 지난달 선임돼 ING건과 관련이 없다.


어윤대회장 거취까지 흔드는 內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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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ISS 보고서는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 주주들이 많이 참고하는 보고서로, KB금융의 경우 외국인 주주 지분율이 66%에 달해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실제로 부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사진들 사이에서는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밀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실패한 경영진 일부가 정보를 ISS에 직접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확인 결과 박 부사장이 KB금융 경영진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을 막기 위해 대주주들과 접촉,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파악했다. 박 부사장 본인도 이같은 혐의를 시인했다. 박 부사장은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측근으로, 지난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경영진이 이사회를 음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임이라는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개입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어 회장도 사후 보고를 받고 진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사회의 건의가 있기 전에 박 부사장에 대해서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어 회장의 임기는 오는 7월 임기 만료된다. 이미 NG생명 인수 건부터 어 회장과 이사진들과의 관계는 많이 틀어져 있는 상태다. 어 회장은 ING 인수를 적극 추진했지만 이사회는 이를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어 회장측은 "이사회가 경영진의 진정성을 몰라준다"며 섭섭해했고, 이사회는 "경영진이 이사회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불편해했다.


어 회장의 임기와 관련해 KB금융은 4월 말 경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회장을 추천할 방침이다. 아직까지 추천 방식인지, 공모방식인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추위가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구성된 만큼 어 회장을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터라 KB금융 지배구조는 물론 금융권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진행중인 KB금융 종합검사에서 이 부분도 확인할 것"이라며 "경영진 등 왜곡된 정보를 유출한 상황이 포착되면 해당 임원을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서 어 회장을 포함한 금융권 MB맨(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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