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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고질라와 아톰, 후쿠시마 그리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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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고질라와 아톰, 후쿠시마 그리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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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년을 맞아 찾은 유럽에서는 '아톰'과 '고질라'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1951년 제작돼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만화 아톰(atom)은 말 그대로 '원자'라는 뜻이다. 로봇 아톰은 원자력 에너지를 동력으로 한다. 아톰은 인류가 원자력을 평화롭고 통제 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상징한다. 반면 1954년 개봉한 영화 고질라는 수소 폭탄 때문에 유전자가 변형된 괴수 고질라가 일본 전체를 파괴하는 내용이다. 고질라는 통제 불가능한 과학문명의 공포를 상징한다. 원자력의 위험성과 통제 불가능성을 나타낸다.

독일은 '탈(脫) 원전'을 선언하고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원전 자리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채울 계획이다. 독일 사람들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전기요금 부담을 감내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독일 정부는 당장 전기요금을 올렸지만 기업과 가정은 탈 원전을 대세로 받아들이며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고질라 같은 원전에서 벗어나겠다는 독일인들의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프랑스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정부가 노후 원전 가동 중단 등 조치로 아톰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지만 프랑스인들은 기본적으로 원전은 안전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2016년 피센아임 원전 조기 폐쇄 계획도 정치적인 결정일 뿐 언제든 변경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원자력은 아톰처럼 인류에 고마운 선물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유럽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현장, 전력업계를 두루 살펴보았지만 명쾌한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은 원자력 에너지가 주는 달콤함과 안온함에 젖어 무사안일하게 '안전하다'만을 외치는 모습을 지양하고 있었다. 아톰과 고질라가 한 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후쿠시마 사태의 교훈을 새기는 모습이었다. 새삼 우리나라가 아톰과 고질라 중 어느 모습에 가까운지 되돌아보았다. 아톰인가, 고질라인가?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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