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30년 국채로 투자자 몰린다
경쟁입찰서 개인인수 역대 최대 390억…증권사 인수경쟁률도 400% 웃돌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3월 국고채 30년물 경쟁입찰에서 개인 인수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저금리 국면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시들해진 듯 했던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인기가 되살아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발행한 30년물의 일반인 낙찰 규모는 390억원에 달했다. 기재부는 매달 국고채를 전문 딜러(PD) 증권사와 일반인을 상대로 발행하는데, 희망 금리를 적어내고 일정 규모를 낙찰받는 식이다. 이달 30년물은 일반인이 사들인 물량을 포함해 총 739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개인 낙찰규모 390억원으로 역대 최대 = 지난해 9월 첫 발행된 30년물은 "저성장 저금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란 마케팅에 힘입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연말로 접어들수록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30년물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다. 자연스레 채권 열기도 출시 두 달여 만에 시들해졌다. 지난해 11월 개인 낙찰 금액은 104억원이었지만 한 달 후에는 낙찰액이 전무했다. 올 들어서도 1월 10억원, 2월 0원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선 개인이 30년물에 재차 관심을 갖는 것을 두고 최근 금리 하락세를 배경으로 꼽고 있다. 올 초 연 3.37%였던 30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현재 연 3.18%로 19bp(1bp=0.01%포인트) 올랐다. 금리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리 사들여 차익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손에 쥐고 있는 채권의 금리가 하락할수록 채권 값은 상승한다. 게다가 향후 국내 경제가 저금리 기조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가세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금리가 1~2%대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 3%대인 30년물을 미리 사놓는 게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다.
◆증권사 인수경쟁률도 400% 웃돌아 = 증권사의 30년물 인수 경쟁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9~10월 392.5%였던 경쟁률은 한 달 후 347.1%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월 475.5%를 기록한데 이어 3월에는 459.6%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오는 2분기 중으로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2.62%, 2.72%로 기준금리(2.75%)를 밑돌고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제지표 둔화를 막기 위한 공조 차원에서 2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 차례 기준금리 인하 후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며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금리는 2.4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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