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거래대금 상위 10종목 중 6종목이 ETF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주식 중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소형주, 금융주 등 어느 한 기업이 아닌 ‘업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에서 작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간 거래된 해외주식 거래대금 상위 10종목 중 6종목이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ETF가 전체의 67%인 20개 종목에 달했다. 거래대금으로 따져도 상위 10개 종목 거래대금 중 66%가 ETF의 거래대금일 정도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월 평균 171억원이었던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올들어 2월까지 월 평균 254억원으로 48% 이상 급증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MSCI 이머징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ETF가 전체 1위를 차지했고,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ETF가 세번째로 거래가 많았다. 또한 금융주에 대해 역으로 3배를 추종하는 ETF 거래대금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해당지수가 5% 하락하면 15% 가량의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반대로 지수가 오르면 그 세 배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
거래대금 상위 6개 ETF 중 5개 ETF가 3배 레버리지를 적용하는 상품일 정도로 레버리지가 높은 상품이 인기가 높았다. 국내에서도 거래대금 최상위를 레버리지 ETF가 차지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또 천연가스, 금, 은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와 엔화와 달러선물 지수 등 통화에 투자하는 ETF도 거래대금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특정 해외기업을 자세히 알지 못해도 업종의 업황 전망만으로 투자할 수 있는 ETF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3배 레버리지 ETF는 국내에서는 투자할 수 없는 만큼 더욱 인기가 높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 3배 이상의 레버리지나 다양한 기초자산에 대한 레버리지 ETF는 시장 안정을 위해 당분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해외에서도 레버리지 ETF 운용에 특화된 일부 운용사에만 허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거래대금 상위에 이름을 올린 개별 종목에는 구글, 페이스북, 노키아 등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기업이 많았다. 특히 홍콩 증시에서는 프라다가 전체 거래대금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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