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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의 허리 중견기업, 샌드위치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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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산업의 허리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샌드위치 신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견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경영애로 실태조사한 결과를 보면 92.4%가 정부의 정책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9.2%는 중견기업 진입 후에 새로 받는 정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지원은 끊기고 규제만 늘어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러니 중견기업의 입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0년 기준 312만여개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99.9%로 절대 다수다. 중견기업은 1291개로 0.04%에 지나지 않는다. 중견기업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스웨덴의 13.2%나 독일의 11.8%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적은 수다. 중국의 4.4%, 일본의 3.7%, 대만의 2.2%에 견줘도 한참을 뒤진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지원 정책에서 역차별을 받는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순간 저리의 정책자금, 세제 혜택 등 160개의 지원이 사라진다. 대신 공정거래 규제 등 새로운 190개의 규제를 받게 된다. 중견기업 진입을 피해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다. 그런가 하면 대기업에는 독과점 지배력, 규모의 경쟁에서 밀린다. 정부지원이 집중된 중소기업과 힘 센 대기업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곧 중견기업이다.


중견기업은 경제의 허리와 같다. 탄탄한 중견기업이 많아져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독일이 유로존의 재정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한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많은 중견기업이 포진한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크고, 중견기업은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의 튼튼한 사다리 구조를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양극화된 구조를 중소ㆍ중견ㆍ대기업이 공존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중견기업에 적합한 차별화된 육성 방안이 필요하다. 매출과 종업원, 자본 규모가 조금 커졌다고 해서 한순간에 지원을 끊고는 규제와 부담만을 늘린다면 죽으라는 얘기와 같다. 중견기업으로 진입해도 일정 기간 정책지원을 계속하거나 중소기업의 30~5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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