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오는 6일부터 출시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상품이 서민들의 목돈 만들기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재형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자가 900만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7년(최장 10년)을 묵혀둬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가입 후 7년이 되기 전 중도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민 직장인들이 재형저축으로 현명하게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소개한다.
◆재형저축이란? 재산 형성 돕는 '서민 재테크' 상품 = 재형저축은 정부가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가입 후 7년 이상을 유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에 매겨지는 소득세 14%가 면제되는 절세형 상품이다. 최장 10년까지 유지할 경우 이자(배당)소득세 15.4%(주민세 포함)가 면제된다. 1976년 출시됐다가 1995년 재원 부족을 이유로 폐지됐다. 이번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18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가입대상은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다. 재형저축에는 예금과 보험, 펀드상품이 포함된다. 2015년 말까지 가입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가입 후 3년 간은 고정 금리가 적용되고, 4년차 이후엔 고시금리에 연동해 변동된다. 분기당 적립 한도는 300만원으로 연간 최고 1200만원까지 부을 수 있다.
◆우대금리 포함 최고 4.5%…정기예금보다 400만원 이상 높아 = 가장 큰 관심사는 이율이다. 은행들은 상품이 출시되는 오는 6일 창구와 홈페이지에 각자 금리를 고시하는데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소 연 3.2%에서 최대 연 4.5%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기적금이나 예금의 금리가 3.4~3.6%인 것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월 100만원을 납입했을 경우 일반예금과 재형저축을 비교해보면 비과세 혜택, 즉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최종 수령 금액은 430만원이나 차이가 나게 된다.
국민ㆍ우리ㆍ농협은행이 4.5%로 가장 높고 기업ㆍ신한ㆍ하나은행은 4.2%, 부산ㆍ대구은행은 4.0~4.1%다. 외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ㆍ씨티은행은 3.8%와 3.2%다.
우대금리는 급여이체 등 일정 요건을 갖췄을 때 받는다. 대부분 상품이 1~3년은 고정금리로, 4년째부터는 변동금리로 이자가 붙는다. 재형저축 금리는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 애초 4%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초기에 고객을 확보하려는 은행 간 치열한 '눈치싸움'의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산업은행은 전산망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약관 제출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산은의 재형저축은 이달 하순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금리에는 우대금리 0.2~0.3%포인트를 포함한다.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온라인 가입,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가입 등이 우대금리 적용 조건이다. 재형저축 비과세 요건인 유지기간 7년 가운데 3년은 고정금리로 적용되고 4년째부터 변동금리로 바뀐다. 제주은행만 4년 고정금리, 3년 변동금리다.
재형저축은 만기가 긴 만큼 중도해지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은 이 경우 이자를 예금계좌 유지 기간별로 차등화해 지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재형펀드…재형저축보다 높은 수익 기대 = 은행에 재형저축이 있다면 자산운용사에는 재형펀드가 있다. 이미 80여개의 재형펀드 상품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재형펀드는 이자가 고정된 재형저축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재형펀드는 일반펀드에 비해 판매보수와 운용보수가 싼 것도 장점이다. 장기투자 상품인 점을 감안해 펀드보수가 1%를 넘지 않도록 책정됐다. 기존 펀드에 비해서는 30% 이상 낮아진 수치이다. 다만 계약기간이 끝난 뒤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 과세로 전환된다. 특히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재형펀드의 대세가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인 것도 위험 부담 때문이다. 재형펀드가 장기상품임을 고려하면 리스크 높은 주식형펀드보다는 혼합형펀드가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글쎄"…반응 미온적 = 보험권에서의 '재형저축보험'은 이르면 4월에야 출시될 전망이다. 사업비를 떼야 하는 구조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전망인데다 기존 저축성 상품과의 영역충돌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재형저축보험 판매 여부를 준비 또는 검토 중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오는 4월 중순 경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정도가 '상반기 중 출시'를 고려 중이다. 이밖에 신한생명 등은 판매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손해보험사도 상황은 비슷해 대부분 판매 여부를 검토 중이거나 '상황에 따라 판매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상품을 내놓을지 말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눈치를 보고 있는 곳이 많다. 은행권이 출시시기를 오는 6일로 확정하고 고객 선점 경쟁 등으로 바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재형저축은 '7년 비과세'가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데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장기 저축성 보험도 비과세 혜택이 있다. 비과세를 받기 위한 저축성 보험의 가입유지 기간이 10년으로 더 길기는 하지만 재형저축보험이 기존 저축성 보험 시장을 침범하는 '대체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보험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형저축보험의 성격상 당국이 이 상품의 금리를 업계 공시이율(4%대 초반)보다 높게 책정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저금리로 역마진이 걱정되는 보험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설계사에 주는 수당까지 얹어주려면 고객에 제공되는 금리는 더욱 낮아지게 된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