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IT업종 선방..에너지·자본재는 뒷걸음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지난해 국내 상장사 10곳 중 2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업종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반도체 부문이 두루 선방했지만 에너지, 소재, 자본재, 통신서비스, 내구소비재 및 의류 등의 실적은 2011년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28일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전일까지 별도 기준 실적을 제출한 상장사 926곳 중 209(22.57%)곳이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곳은 192개사로 전체의 20.73%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비해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각각 299개사(32.28%), 339개사(36.6%)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반도체등 IT업종은 견조한 실적을 발표한 반면 나머지 업종들은 부진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21개 업종 중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한 곳은 에너지(-45.5%), 소재(-35.9%), 자본재(-29.8%), 통신서비스(-27.5%), 내구소비재 및 의류(-14.7%)였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직격탄을 맞은 OCI(-86.2%)를 포함해 S-Oil(-51.8%), SK이노베이션(-42.9%)등이 몰려있어 총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인 3조9433억원으로 추락했다. 소재산업은 POSCO(-33.2%), LG화학(-32.2%) 등의 부진한 실적이 원인이 돼 34.6% 줄어든 9조7097억원의 영업익을 나타냈다. GS건설, 현대중공업, 두산 등이 포진한 자본재 역시 직전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29.8% 쪼그라든 8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IT업종은 선방했다. LG전자와 삼성SDI가 포진한 IT 하드웨어 업종은 총 영업익이 2조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161.4% 신장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IT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의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28조8239억원의 영업익을 거둬 전년보다 80.1% 증가했다. NHN과 엔씨소프트가 속한 IT소프트웨어 부문도 전년보다 4.9% 성장한 1조2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영업이익 총량은 사상최대를 기록했는데도 20%의 상장사가 적자를 기록했다면 개별기업의 영업이익은 편차가 심했다는 의미"라면서 "대형주들 중심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들이 시장의 파이를 넓혔지만 업종별 양극화로 웃는 투자자와 기업은 많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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