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화해는 시켰습니다만…

동반위 억지화해에 제과업계 뒷말 무성

-우리 위원회 어찌 될지…동반성장에 '회의'
-업체 반발 일반은 봉합
-소수 배제된 억지 화해
-"존재감만 과시" 비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동네빵집과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간 갈등이 27일 합의서 발표로 일단락됐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억지 화해'를 시켰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점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김서중 제과협회장에게 제기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합의서 발표와는 무관한게 양측간 소송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 협회장은 "잘 될 것(취하될 것)이라고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비대위를 이끄는 강성모 점주는 "절대로 소송을 취하할 생각이 없다"며 완강한 입장이다. 이는 27일 동반위가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 빵집 대표들을 불러 화해했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빵집 규제로 논란이 커지자 부담을 느낀 동반위가 서둘러 봉합을 시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화해 과정에서 소수의 목소리가 배제된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점주들도 엄연히 제과협회 회원이고 소상공인임에도 논의 과정에서 내내 소외됐다"며 "동반위는 본사와만 이야기하면 저절로 우리(점주)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반위가 기업인들의 일정은 무시하고 행사 참여를 '통보'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행사 이틀 전인 25일에 갑작스러운 참여 통보를 받은 기업인들은 어쩔 수 없이 선약을 취소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행사 내용은 합의서 서명과 동반성장 의지 표명이었고 구체적인 상생방안조차 나오지 않는 등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화해의 모양새가 다소 허술하다는 것을 의식했는지, 동반위는 합의서 발표 행사장에서도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걸러내기에 바빴다. 한 기자가 김 협회장에게 "더 밝혀지지 않은 파리크라상의 불법행위는 공개하지 않고 덮겠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당사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사회자가 나서 "제과업계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날이니 가능한 긍정적이고 밝은 질문을 해 달라"고 말을 잘랐다. 공무원에게서도 듣기 힘든 고압적인 말투에 기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동반위와 제과업계가 동반성장 의지를 천명한 것을 비웃듯 적합업종 규제 대상에 포함됐던 카페베네가 강남에 마인츠돔 14호점을 기습 개점했다. 적합업종 권고기간은 오는 3월 1일부터이므로 동반위는 14호점의 출점을 규제할 근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