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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세 인상, 선진국 사례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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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담배 가격 인상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학계와 시민단체에 이어 담배 제조사들도 물가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담배 제조사들은 22일 "담배 사업자로서 정부 정책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담배 가격 인상 정책은 사회적 문제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무리한 담배 가격 인상보다는 물가연동제 도입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담배 제조사들의 이 같은 입장은 급격한 세금 인상을 통한 대폭적인 가격 인상은 당장 눈에 보이는 흡연율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정상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밀수 및 불법담배 거래의 증가로 오히려 담배 관련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도까지 담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담배 관련 조세를 급격히 인상시키는 '텍스트 에스컬레이터(Tax escalator)'를 사용해 담배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1991년 1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주요 브랜드의 가격이 10년 동안 92%나 올랐다.

단기적으로는 흡연율 하락 및 담배 판매량 저하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듯 했지만 밀수 담배 거래가 늘어나고 가짜 담배의 양산으로 세수 손실 문제가 커짐은 물론 정상적으로 제조되지 않은 저가 가짜 담배가 유통돼 흡연자들의 건강에 문제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영국은 2001년부터 과중한 담배관련 조세 부담으로 인한 부작용을 인정하고 텍스트 에스컬레이터 정책을 포기, 담배관련 조세 및 부담금의 인상수준을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으로 결정해 매년 점진적으로 인상했다. 물가연동제 채택 이후 담배 제품의 밀수가 급감하는 등 가짜 담배 시장 역시 축소됐다.


호주도 영국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부작용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연동 과세 제도를 도입해 매년 2번(2월, 8월)씩 물가지수에 연동해 지속적으로 세율을 인상하고 있다. 매년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세율 조정을 통해 정부, 소비자 및 시장에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게 해주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1990년부터 담배소비세의 인상률을 인플레이션에 연동하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뉴질랜드의 지난 2005∼2006년 담배소비세는 1998∼1999년과 비교해 17% 정도 인상됐으며, 반면 담배 소비량은 18% 정도 감소했다.


담배 제조사 관계자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와 같이 제도적으로 물가연동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들 중에서도 독일,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들은 비정기적 대폭 인상 보다는 매년 점진적인 세금 인상을 통한 장기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이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담배 가격 인상과 관련 물가연동제 도입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담배소비세의 합리적 개편 방향 모색을 위한 공동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병호 부산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5년 이상의 주기로 담배소비세를 불규칙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세율 인상 후 다음 인상 시점까지 실질세율이 하락해 담배 소비에 대한 가격규제 효과가 낮아지는 등 큰 문제가 있다"며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물가상승률 및 외부비용 변화율을 감안해 담배소비세를 일시적으로 인상한 후 세율이 주기적으로 물가와 외부비용 변화에 자동 연동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연구발표에 따르면 담배소비세에 물가 연동제를 도입할 경우 연간 국내 담배 판매량이 40억갑 기준으로 약 1조 2000억원의 지방세수 확충이 가능하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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