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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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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가 희망이다⑨] 동남아시아 투자 블루오션 '라오스'<上>


2009년부터 연 8%대 성장률
전국이 개발붐 '메콩강 신화'
백화점·대형쇼핑몰 없어
이웃나라인 태국으로 쇼핑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현지어로 승리의 탑이라는 뜻을 지닌 '빠뚜사이'에서 찍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 전경. 이 곳은 이순신장군 동상이 있는 서울 세종로 세종로 격의 중심가다. 곳곳에 타워크레인과 공사 중이라 파란 천을 두른 현장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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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라오스)=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동남아의 배터리', '미소의 나라', '임자 없는 땅', '은둔의 땅'. 바로 라오스의 수식어들이다. 2년 전 무역관들조차 잘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라오스의 과거다. 지금은 경제성장률이 연 8% 이상 꾸준히 성장하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강소국가'다. 현지어로 '어머니의 강'인 메콩강을 이용해 전력이나 각종 원자재를 생산ㆍ수출하며 커나가고 있다. 그런 라오스가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 외자유치가 절실한 까닭이다. 해맑은 미소를 지닌 라오스인들은 태국과 베트남, 중국 등과 큰 나라들과 접한 환경 탓에 외부에 친화ㆍ개방적이다. 기질처럼 외국의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임자 없는 땅'이라 불릴 정도로 대기업들이 거의 진출하지 않은 시장이 라오스다. 혹자는 '경쟁 없는 작은 시장'이라고도 평한다. 이런 라오스가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공사 중' 라오스, 변화의 바람=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왓타이 국제공항. 규모가 아담해 비행기 이착륙장만 뺀다면 서울의 고속버스 터미널 정도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삼성과 LG, 파나소닉 등의 로고가 박힌 TV와 전광판이 이곳 시장도 개방됐음을 알렸다.

밤에 도착해서인지 공항 주변은 어두웠다. 이렇다 할 시설물도 눈에 띄지 않았다. 동행한 라오스 현지 관계자는 "이 공항도 그나마 일본이 차관형태로 지원해줘서 확장공사를 할 수 있었고 주변에 건물들도 조금씩 생겨나게 됐다"면서 "아무 것도 없던 라오스였는데 올 때마다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비안티엔 중심가에 공사 중인 건물들이 눈에 띈다.


날이 밝았을 때 둘러본 비엔티안 곳곳에는 공사 중인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타워크레인과 공사를 위한 천막들이 보였다. 비엔티안 현지 관계자는 "관광객이 늘면서 호텔들이 주로 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오스의 삼성'으로 불리는 현지 한상기업 코라오 관계자는 "회사 빌딩 앞에 주차장을 작게 만들었으나 몇 년 새 차량소유자가 늘면서 주차장이 부족해졌다"며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경제가 성장하며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층이 두터워졌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자동차에는 출고가격의 100% 이상 세금이 붙는 데다 연평균 국민소득이 약 1300달러 정도인데도 3만달러 이상을 들여야만 하는 자동차 구매계층은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라오스 비엔티안에 위치한 라오스증권거래소(LSX) 인근. 공터로 있는 부분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으로 향후 서울의 강남처럼 변모할 택지다.


택지개발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라 한창 국토 개발 붐이 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엔티안 외곽 역시 택지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박호정 라오스거래소 부이사장은 "라오스 거래소 건물 인근 지역에 택지개발을 해서 서울 강남 같은 신시가지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비엔티안을 관통하는 메콩강 주변도 우리나라 한강처럼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는 국내 중견건설기업인 ㈜흥화가 강을 정비하고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라오스 정부에 개발원조자금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3700만달러를 30년 만기로 빌려줬기에 가능했다. 최병한 흥화 메콩강 현장소장은 "메콩강 공사로 공원이 조성된 뒤 야시장이 생기고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 에어로빅을 즐기는 문화가 생겨났다"면서 "기금이 부족해 일부만 공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공사할 물량이 많다"고 했다.


에너지 확충을 위한 발전소 건설사업은 라오스 남부 세남노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서부발전과 SK건설이 사업을 수행 중인 수력발전소다. 중국 운남성에서 시작돼 미얀마까지 이어지는 총 4020㎞ 길이의 메콩강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라오스의 메콩강 구간은 1500㎞인데 폭이 좁은 지류를 이용해 댐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인근 국가에 수출한다. 수출비중 중 3위가 수력발전소에서 발생된 전력이 차지할 정도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흥화건설이 메콩강 유역 제반공사를 하면서 만든 공원. 사진 속 짜우아누봉 상은 1820년대에 독립을 위해 메콩강 너머 태국을 공략한 아누봉 왕을 기려 만들어져 현재 비엔티안의 상징 중 하나가 됐다. 뒤편에 공원이 조성되며 사람들이 산책하고 밤에는 야시장이 형성되는 변화가 생겼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현대로고가 박힌 건설중장비. 라오스의 '삼성' 코라오가 현대차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 비엔티안 옆을 흐르는 메콩강 유역 정비 공사 중인 한국 업체 ㈜흥화의 공사가 차질없이 수행되며 한국산 건설 중장비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서서히 깨어나는 '라오스'= 그간 알려지지 않던 '은둔의 땅' 라오스가 국제적으로 알려진 이유가 몇 가지 있다. 2008년 뉴욕타임지는 라오스를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위로 선정했다. 사람들이 순박하고 개발이 덜 된 불교국가 라오스에는 루앙푸르방 등 대규모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국적 분위기를 체험하려는 이들이 몰려들게 됐다.


때마침 2008년부터는 한국인이면 비자 없이 라오스를 방문할 수 있게 바뀌었다. '한ㆍ라오스 친선협회'도 발족됐다. 2011년 10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초로 라오스에 무역관을 설립했고, 지난해 초엔 국내 저가항공사 진에어가 최초로 한-라오스 직항을 개설했다. 한국기업들이 몰려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최로도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라오스는 비엔티안에서 저개발국 최초로 ASEM회의를 개최했다. 이를 위해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차관 등의 지원을 받아 공항확장, 도로 개선 등 SOC 시설 확충작업을 마쳤다. 대형고급빌라와 메인 행사장인 국제컨벤션센터를 건설하는 등 체류여건도 개선했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비엔티안에서의 아셈회의 개최를 위해 중국에서 각국 정상들이 머물 수 있는 빌라타운을 만들어줬다.


메콩강유역개발사업(GMSㆍGreat Mekong Subregion)으로 2025년까지 철도망을 완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태국 관계자가 이달 비엔티안 타나랭 철도역을 답사했고 중국은 비엔티안을 거쳐 싱가포르까지 고속철도를 만들기 위해 각국과 협의 중이다. 라오스 기획투자부 관계자는 "2009년부터 연 8%가량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라오스를 철도물류의 허브로 만들어 국가 경제를 더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5년 출범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ㆍASEAN Econimic Community) 회원국으로 아세안 10개국과 하나의 시장이 된다는 점도 라오스의 매력 요인이다.


이달 초에는 WTO에 가입,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기반이 마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오스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지난 2년간 연 40% 이상 늘었고 앞으로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물자원이 풍부한 것도 라오스의 부각 요인이다. 일찍이 호주 등지의 기업들이 라오스에 진출해 광물자원을 캐고 있다. 최근에는 ㈜서동도 금광 개발권을 따냈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라오스 대로변 모습.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현대기아차, 도요타 등 제품들이 현지에 판매되고 있으나 제조공장은 없다. 일부 현지인들은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없어 비엔티안에서 차로 30분 거리인 태국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다.


◆작지만 경쟁 없는 시장, 중소업체엔 '틈새시장'= 인구 650만명의 라오스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도 찾아보기 어렵다. 국경 너머 태국으로 30분간 차를 타고 쇼핑을 떠나는 풍경이 만들어지게 된 사연이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같은 서구형 외식업체 역시 찾아볼 수 없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이라고는 코카콜라가 지난해 11월 라오스에 처음으로 병 공장을 설립키로 한 게 전부다. 같은 달 미얀마 은행이 라오스에 분점을 내고 오는 9월 태국 대형마트 업체인 빅씨가 라오스에 진출키로 했지만 여전히 '임자 없는 땅'이 라오스다.


안유석 코트라 비엔티안 무역관장은 "내놓을만한 대기업이 거의 없고 현지기업 경쟁력도 적지만 결코 작지 않은 틈새시장이 라오스"라며 "한국의 제조업들이 쓰던 기계를 들여와 공장을 차려 내수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라오스 진출 추천 업종으로는 병원, 프랜차이즈 1호점 등의 서비스업"이라면서 "광물, 전력 등 개발호재도 풍부해 건설 유관업체들도 관심을 둘만하다"고 덧붙였다.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어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 '코라오'다. 이 회사의 사옥은 라오스에서 가장 높은 27m짜리 빌딩이다. 비엔티안 곳곳에 코라오는 오토바이ㆍ차ㆍ전자제품 전시장과 은행을 두고 있다. 코라오그룹을 세운 오세영 회장은 현대ㆍ기아 중고차를 팔면서 에프터서비스(AS)까지 완벽히 제공해 현지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됐다. 현재 인도차이나은행, 건설사 I-Tech, 바이오디젤 생산업체 코라오팜&바이오에너지, 유통ㆍ물류업체 글로비아, 가구업체 아이퍼니쳐, 골프장 라오컨트리클럽, 신문사 란쌍미디어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오 회장은 "1990~1995년 베트남에서도 사업을 했으나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철수했다"면서 "대신 1997년부터 라오스에서 사업을 일으켰고 경쟁력을 키워 대기업에 뒤지지 않을 정도까지 성장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메콩강의 강소국, 이곳은 을(中企)들의 천국 코라오가 자체 제작한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전시장. 오토바이 본체에는 'KOREAN TECHNOLOGY(한국기술)'라는 문구가 있다.




비엔티안(라오스)=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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