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부부ㆍ게임빌 형제... 식구 경영의 힘
친밀함 빠른 의사결정 조직 문화
활발한 내부소통 덕에 최대 실적 달성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올해 매출 1000억원 도전에 나선 모바일 게임 맞수 컴투스(대표 박지영)와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가족이 경영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가족의 끈끈함이 빠른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모바일 조직에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와 게임빌의 가족경영이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모바일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
컴투스는 부부 경영 체제로 운영된다. 박지영 대표와 이영일 부사장은 고려대 컴퓨터학과 커플로 2000년 컴투스를 함께 창업했다. 개발 분야와 비개발 분야는 이영일 부사장과 박지영 대표가 각각 총괄한다. 게임 회사는 개발과 비개발 조직 사이에 갈등이 형성되기 쉽지만 컴투스는 다르다.
컴투스 관계자는 "개발과 비개발 부문에서 이견이 나왔을 때 이를 해결하고 해소하는 과정이 다른 회사들보다 빠른 편"이라며 "함께 출퇴근하며 대화하는 시간이 많은데다 양측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의견 대립이 있을 때도 부부의 호흡으로 가능한 신속해서 해소하는 편이다.
박 대표와 이 부사장은 서로 존칭을 사용한다. 편한 사이에 존중함을 잃지 않으려는 이유에서다. 변화가 빠른 모바일 분야에서는 신속한 대응을 위한 빠른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 끈끈한 가족경영은 의사결정도 빠르고 실행단계서 무서운 추진력도 발휘한다.
게임빌도 13년째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다. 송병준 대표와 동생 송재준 부사장은 친형제 사이다. 송 부사장은 송 대표의 동생으로 2001년부터 게임빌에서 근무해왔다. 마케팅 팀장과 이사를 거쳐 현재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의 앵그리버드로 불리는 '에어펭귄'을 탄생시킨 데는 송 이사의 활약이 컸다는 후문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에어펭귄 프로젝트가 1년 남짓한 기간 추진될 수 있었던 동력은 형제간의 수평적 업무 수행이 일조한 것"이라고 평했다. 에어펭귄의 글로벌 공략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53%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게임빌이 가진 또 다른 힘은 직원들의 책임과 사기가 높다는 점이다. 게임빌은 자체 개발과 함께 배급(퍼블리싱) 역량이 강한데 형제경영에 따른 자발적 기업문화에서 비롯된다. 직원들 사이에 어떠한 서열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명하복식 의사결정 구조, 5~8단계에 이르는 직급체계가 대표적이다.
전체 인력 180명의 20~30%가 퍼블리싱 관련 인력들인데 이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대표처럼 일한다. 외부 퍼블리싱을 주도하는 인력도 한명이다. 일반적인 기업이 팀제 방식을 선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호흡이 짧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모바일 업계 특성상, 납품기일에 맞추기 위해 철야 야근 작업을 수일째 이어가는 강행군을 펼쳐도 직원들의 불만이 적은 데 가족적 기업문화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가족경영이 만들어 낸 기업문화 덕분에 게임빌은 수많은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 문화를 가진다.
가족경영이 실적으로 이어지며 컴투스와 게임빌은 나란히 지난해 연간 매출액 7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벌(대기업)들의 가족경영은 관행과 불투명한 경영으로 비판을 받기 쉽지만 몸집이 가벼운 모바일 게임사들의 가족경영은 빠른 의사결정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부부 형제 경영이 모바일 조직구조 베스트프렉티스 '신속함'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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