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국민 목소리 소화못해" 한편선 우려도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2차 인선 결과, 수도권ㆍ고시 출신의 '엘리트'가 중용되면서 새정부가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운영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가 인선에서는 관료에 집중된 인재풀을 더 넓혀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13일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교육부,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안전행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6명의 장관 가운데 5명은 모두 행정고시, 사법고시, 외무고시 등 고시 출신 인사 들이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인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만 육군사관학교(28기) 출신이다.
서남수 위덕대 총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해 행정고시(22회) 출신이다. 이후 줄곧 교육부에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았고, 참여 정부 말기에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지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유진룡 가톨릭대학교 한류대학원장도 서남수 교육부 장관후보자와 닮은꼴이다. 행시 22회 출신으로, 행시 합격이후 문화체육부에서 계속해서 근무했고,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으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인 유정복 의원은 서 후보자, 유진룡 후보자에 이어 1979년에 행시 23회로 합격했다. 유 의원은 이후 경기도 군포시장, 농림부 장관 등으로 일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인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 분과 인수위원은 서울 법대를 졸업해 1976년에 외시(10회)를 패스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사시 23회 출신으로, 2001년까지 검찰에서만 일해온 인물이다.
이날 발표된 6명 가운데 4명은 서울대 졸업장을 갖고 있다. 서남수(철학과), 윤병세(법대), 유진룡(무역학과) 후보자가 서울대를 졸업했다.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1980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으로 진학해 1988년 졸업해 서울대 학력을 추가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후보자와 김병관 장관 후보자는 각각 성균관대, 육사 출신이다.
6명의 장관 후보자의 이력과 학력을 살펴보면 이른바 '엘리트'를 중용하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6명의 인사는 고시, 육사 출신으로 사실상 모두 내부승진 인사로 볼 수 있다"며 "손쉽게 무난하게 찾을 수 있는 사람을 먼저 발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출신 지역 역시 모두 수도권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서남수, 윤병세, 황교안 장관 후보자는 모두 출생지가 서울이고, 유정복, 유진룡 장관후보자는 인천에서 태어났다. 김병관 후보자는 경남 김해 출생이지만 경기고를 졸업해 사실상 '서울사람'이라는 평가다.
6명의 장관 후보자 인선 결과 관료, 수도권 중심의 인사로 집중되면서 나머지 11명의 장관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교수, 정치인, 시민단체활동가 등 인재의 풀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성별, 계층별 안배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특정 직종 출신만 등용하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관들의 인선이 절대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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