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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신뢰수준 높이기' 6개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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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위험대비 자기자본 비율 250%까지 먼저 올려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건전성 강화 속도를 한박자 늦추기로 했다. 저금리, 저성장의 장기화로 보험사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면서 관련 규정의 도입을 6개월 늦추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14일 "'보험사 신뢰수준 상향조정' 방안을 당초 올 연말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보험 여건 등을 감안해 6개월가량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 경영상황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미리 대응하라'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신뢰수준은 보험사의 위험량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상향 조정할수록 그 양이 커진다. 또 위험요소간 상관관계도 '유무' 여부에서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 금감원은 현재 95%인 보험사 신뢰수준을 99%로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위험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회사의 관리 역량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 관리된다면 보험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신뢰수준을 99%까지 높였으며 유럽은 이보다도 높은 99.5%를 적용하고 있다. 금감원이 신뢰수준을 상향 조정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도 바젤을 통해 신뢰수준을 99%까지 높일 정도"라면서 "국내 보험사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를 도입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 같은 방안을 미루기로 결정한 것은 시행 이후 보험사의 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신뢰수준 상향조정을 가정한 시뮬레이션테스트를 수차례 실시해 보험사 RBC비율이 60~70%포인트 하락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K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현대라이프, 흥국생명, KDB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등 RBC비율이 200% 내외를 형성한 보험사들은 적시시정조치 대상인 150%내외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무더기 RBC(위험대비자기자본)비율 미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뢰수준 상향조정을 미룬 대신 RBC비율에 신경 쓸 것을 각 보험사에 당부했다. 현재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200% 보다도 높은 250%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속내다. 특히 RBC비율이 낮은 중소형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증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도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전략을 통한 자금 활용이 필요하다"면서 "재무건전성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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