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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9개 상임위 '몰아치기 해외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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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영규 기자]#지난 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도의원들의 관광성 외유 차단을 위해 추진된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에 관한 조례안'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올라 온 조례안은 전날 운영위원회에서 이미 한 차례 손질이 가해지면서 '누더기'가 된 상태였다. 하지만 도의원들은 누더기 조례안마저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날 투표결과 재석의원 80명 중 찬성 40, 반대 24, 기권 16으로 찬성 1표가 부족해 이 조례안은 부결됐다. 상황이 이렇자 조례안 대표 발의자였던 이상성 의원(진보정의당·고양)은 표결 결과에 실망을 표시한 뒤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그런데 도의회가 이번에는 '몰아치기'식 해외출장을 추진해 논란이다. 지난 1월 도시환경위원회가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데 이어 이달 중 3개 상임위가 동남아와 일본 출장을 떠난다. 3월과 4월에도 5개 상임위가 해외출장을 검토하고 있다. 도의회 11개 상임위 중 9개가 오는 4월까지 해외 출장을 떠나는 셈이다.

도의원들의 선진 문물 견학을 위한 해외출장을 나무랄 수는 없다. 도의회 규칙에도 도의원들의 해외출장을 명문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출장은 출장지가 동남아로 비슷해 선진 문물 습득이란 본분에서 빗겨나 있는데다, 한꺼번에 대부분의 상임위가 해외출장에 오른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도의원들의 국외 출장에 대한 보다 엄격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의원 '몰아치기' 해외출장 여전=14일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연수를 다녀온 도시환경위원회를 포함해 총 9곳의 상임위원회가 2~4월 중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2월 중에는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와 농림위원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가 연수를 떠난다. 여성가족평생위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과 라오스를 국외공무여행지로 잡았다. 농림위는 하루 뒤인 17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을 방문한다. 경제과학기술위는 21일부터 25일까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출장길에 오른다.

3월에도 도의회 상임위 연수는 이어진다. 보건복지공보위원회는 다음달 15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동남아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교통위원회와 기획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모두 18일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로 연수를 떠난다. 교육위원회는 4월 동남아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도시환경위원회는 지난달 베트남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도의회 11개 상임위 중 행정자치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제외한 9개 상임위가 잇달아 해외출장을 가는 셈이다.


출장지역도 대부분 동남아로 비슷하다. 전반기 도의회(2010.6~2012.6)가 북미와 유럽지역으로 출장을 떠났던 것과 비교할 때 사뭇 대조된다.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 관계자는 "이번에 방문하는 라오스와 베트남은 우리나라 결혼이민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곳으로 관련 기관을 방문해 애로사항 등을 들을 계획"이라며 "다만 토, 일요일은 현지 업무가 없는 관계로 관광도 일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출장이 논란되는 이유=현재 도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을 규정한 것은 도의회 총무담당관실의 규칙이 전부다. 이러다보니 의원들 간 합의에 의해 '손바닥 뒤집 듯' 해외연수가 추진되고 있다. 이번 연수도 그렇다. 도의원들은 전반기 의정활동을 하면서 공무국외여행을 2년에 한 차례 다녀온다는데 합의했다. 매년 도의원 1인당 지원되는 180만원의 경비로는 선진문물 견학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2년 치를 모아 유럽이나 북미 등 선진지역 견학에 나서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는 올 들어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올해 지급되는 180만원으로 11개 상임위 중 9개 상임위가 동남아 등으로 출장을 떠났거나 떠난다.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도의원들의 해외출장은 출장지가 동남아로 겹치는 데다, 2년에 한 번 북미나 유럽 등 선진지역 견학에 나서겠다는 의원들 간 예전 합의정신과도 배치돼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의원들의 해외출장은 '경기도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제6조 2항)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규칙에 따르면 '상임위의 국외공무여행은 특정 시기에 편중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도의원들의 몰아치기식 해외출장을 명확한 해외출장 기준 부재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권혁성 교수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며 "출장단계에서 계획서를 제대로 확인하고, 출장 후 자료정리 제출 등을 명문화한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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