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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양적완화에 불만, 남미 전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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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선진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불만이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브라질만이 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냈던 것과 지금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적했다.


지난주 펠리페 라레인 칠레 재무장관은 선진국의 경쟁적인 통화 가치 하락 조치가 새로운 형태의 보호 무역주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구스틴 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도 막대한 자본 유입이 경제에 퍼펙트 스톰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적완화로 인한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재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치오 카르데나스 콜롬비아 재무장관도 우리는 과도한 유동성을 만들어내고 있는 선진국의 통화정책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같은 남미 국가들의 움직임에 대해 FT는 남미 전체가 브라질화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2010년 통화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맹비난한 바 있다. 당시 다른 남미 국가들에서는 양적완화에 대해 큰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칠레,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전역으로 양적완화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이 지난달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동참하면서 남미 국가들의 선진국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의 통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10% 가량 평가절상됐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할 경우 이들 통화는 지난 10년 평균치에 비해 8% 가량 평가절상된 것으로 추산된다.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늘어난 유동성이 고금리를 노린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남미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오른 것이다. 현지 수출업체들은 불만을 나타내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FT는 멕시코가 양적완화 비난에 나선 것에 주목했다. 멕시코의 경우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다른 남미 국가들과 달리 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로 높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과 같은 신흥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페루, 칠레, 콜롬비아와 달리 양적완화로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 멕시코도 그 수혜를 입게 된다. 따라서 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까지 자산 거품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양적완화에 대한 폐해가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씨티에서 신흥시장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루빈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의 수출 둔화가 전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들이 통화전쟁에 맞서 싸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스텐스 총재는 "우리는 자본 통제를 좋아하지 않으며 그 효과도 충분치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본 통제 방안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며 항상 하나의 옵션으로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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