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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즐기는 우리 전통놀이 유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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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윷놀이, 연날리기, 널뛰기...우리 전통명절인 설을 대표하는 놀이들이다. 특히 설은 다양한 세시풍속이 집중된 시기였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신성한 기간인 동시에 놀이할 시간이 있는 농한기였기 때문이다. 즐거운 놀이 뒤에는 놀랄만큼 긴 역사가 숨어 있다. 전통놀이의 유래와 기원을 살펴보자.


4개의 윷을 던지고 노는 윷놀이. 윷과 윷판, 윷말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놀이규칙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흔하게 노는 놀이 중 하나다. 기원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소한 삼국시대 이전으로 올라간다. 윷놀이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자료는 중국의 '북사'와 '태평어람'에 실린 일부다. 여기 '부여에 저포(樗蒲)·악삭(握?) 등의 잡희(雜戱)가 있다'고 소개되어 있는 내용을 윷놀이의 기원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고려시대로 넘어가면 이미 현재와 같은 형태의 윷판이 등장한다.

윷놀이의 '도, 개, 걸, 윷, 모'는 각각 동물을 상징한다.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이다. 그만큼 윷놀이는 농경사회의 전통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정월 마을 축제에서 윷놀이를 벌이며 한 해 풍년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했던 것이다. 윷을 가지고 하는 '윷점'도 있다. 동국세시기 등에는 새해 길흉이나 풍년을 윷으로 점쳤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지역마다 윷놀이의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경북 안동에서는 윷판과 윷말 없이 오로지 기억에 의존해 놀이를 한다. '건궁윷말'이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황해도 잔영에서는 정월 대보름 수숫대로 만든 윷을 가지고 시절윷놀이를 벌인다. '산패'와 '들패' 양 팀이 겨루는데 산패가 이기면 밭농사가, 들패가 이기면 논농사가 잘 된다고 믿는다.

연날리기는 액운을 멀리 날려 보내는 동시에 복을 비는 놀이였다. 전통적으로 섣달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 연을 날리고 대보름이 지나면 연날리기도 끝난다. 대개 12월 말부터 연을 날리다가 정월 대보름날 '액막이연'을 날려 보내는 것이다. 대보름 이후에도 연을 날리면 '고리백정'이라는 지탄을 받았다고 한다.


본격적 연날리기는 설부터 시작된다. 성묘와 세배를 마치고 나서 연을 띄운다. 절정은 정월 대보름 밤이다. 연은 주로 방패연을 사용하며 '송액', '영복' 등의 글자와 함께 자신의 사주나 주소를 적어 넣는다. 연줄을 끊는 방법도 '오리지널'이 따로 있다. 창호지와 쑥, 뽕나무 숯으로 심지를 만들어 연줄에 맨다. 심지에 불을 붙이고 연줄을 풀면 곧 불이 연줄로 옮겨간다.


연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액막이연의 풍속으로서 놀이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국세시기'에도 액막이연에 대한 언급이 실려 있다. 처음 연이 사용된 것은 삼국시대. '삼국사기'에는 김유신이 풍연에 불을 달아 하늘로 올려 민심을 수습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널뛰기는 설에 주로 즐기고 단오나 추석에도 한다. '답판', '도판', '초판희'라고도 한다. 역시 매우 오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 정조 때 유득공이 지은 '경도잡지'에는 “여염집 부녀자들이 몇 자 높이로 올라가며 패물 울리는 소리가 쟁쟁하고, 지쳐 떨어져 나가기도 하는데, 이를 ‘초판희(超板戱)’라 한다"는 기록이 실려 있다. 다른 기록으로 파악해볼 때 고려시대에 이미 널뛰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널뛰기에도 귀신을 쫓고 부정을 없앤다는 무속적 의미가 숨어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월 16일 귀신날에 널을 뛰는 것을 '귀신 대가리 깬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 뛰는 방법도 다양하다. 한쪽 다리를 벌리거나 치마로 받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허리를 뒤로 한 번 굽혔다가 내려오기도 하며 뛰어올라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고난이도 기술도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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