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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SH사장, 돌연 사표 던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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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도 안돼.. 서울시 부채감축 답보상태 책임
박원순 시장 "일단 반려".. 향후 거취에 관심 집중


이종수 SH사장, 돌연 사표 던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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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배경환 기자]이종수 SH공사 사장(64ㆍ사진)이 4일 오후 사의를 표명,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주택공급 전반을 책임지는 SH공사 수장의 갑작스런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의 의지가 워낙 강한 것으로 알려져 처리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박 시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 선임된 공기업 사장이 채 1년도 안돼 직을 내던질 정도로 사정이 급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5일 SH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4일 서울시 업무보고를 마치고 본사 사옥으로 돌아간 직후 SH공사 기획경영처장을 통해 서울시에 공식 사의를 전달했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5월 박원순 시장이 선임했다. 임기 1년을 다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이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밝힌 것은 서울시 부채감축 실적에 대한 책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선거 당시 19조원대의 서울시 부채를 임기 중 7조원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선 서울시 부채의 67%에 달하는 SH공사 부채를 줄이는 게 급선무다. 이 사장은 박 시장의 시책에 맞춰 12조5882억원에 달하는 SH공사 부채 중 5조원을 줄이겠다는 중ㆍ장기 경영목표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부채 감축 방안으로 추진했던 부지매각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말까지 진행한 내곡ㆍ강일ㆍ은평지구 총 34개 용지 분양에서는 단 1개 필지만이 주인을 찾았다. 앞서 진행된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 매각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규모 필지를 쪼개는 전략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 29개 필지 중 1800억원 규모의 9개를 매각했지만 실제 계약이 이뤄진 것은 7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문정, 마곡지구 등의 용지매각 수입 계획은 2조2453억원 이었으나 실제 매각실적은 목표의 54.3%인 1조2182억원에 그쳤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서울시의 부채는 오히려 증가했다. 서울시 의회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8조7212억원으로 2011년 12월 말 18조6662억원에 비해 550억원 늘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부채 7조원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트위터를 통해서는 "SH공사 토지는 팔리지 않고… 고민이다"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종수 사장은 부지 매각에 대한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은평뉴타운 미분양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며 "부지 매각이 올해 최대의 현안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간 업체라면 시장 상황에 맞게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팔겠는데 공기업이라 어려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부지 매각 실적이 안좋은 것은) 시장 상황 때문에 불가피한 문제인데 (이 사장이) 이 때문에 부담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4일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박 시장이 부채 감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것과 함께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간부 전원에 사표 제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5일 오전 곧바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은 임대주택 8만호 공급과 부채 감축 문제와 관련해 이종수 사장이 가장 적임자라고 믿고 있다"며 "문승국 제 2부시장을 통해 사표 반려 의사를 전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 사장의 측근은 "의지가 워낙 강해 박 시장의 사표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SH공사를 떠날 것 같다"고 말해 변수가 없는 한 사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서울시 안팎에서는 부채해소 방안 등을 둘러싸고 서울시와의 갈등설이 제기되는 등 사안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창익 기자 window@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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