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일본정부가 최근 자국 통화정책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반박하고 나섰다. 아베 신조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정부는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대해 외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교역국들의 희생으로 경제를 회복하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아마리 아카리(甘利明) 경제산업상은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옌스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 및 영국 정부의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아마리 경제산업상은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어 환율이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정면 비판했다. 바이트만 총재 등은 일본 정부가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엔화 약세를 유발해, 일본의 교역국들의 희생으로 경제를 회복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은 경쟁적인 환율 인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바이트만 총재의 비판에 대해 "독일은 유로존의 고정 환율 덕에 수출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본 나라로, 비판할 입장이 안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제가 일본 정부에 디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위핸 적극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을 압박한 이후 엔화는 지난해 11월에 비해 달러에 비해 10%, 유로화에 비해서는 14% 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이외에도 일본은행은 22일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1%에서 2%로 상향조정하고, 2014년부터 매월 13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마리 경제산업상은 최근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일련의 정책들은 "일본 내수 경기를 되살리고, 버블거품 이후 디플레이션 상태를 완만한 인플레이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그동안 과도한 엔화 강세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일본 정부가 유도한 것이 아니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미카엘 마이스터 의원은 "G20차원에서 일본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머빈 킹 영국은행 총재는 통화전쟁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역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중국의 국영통신사인 신화통신은 일본은행의 결정으로 '통화전쟁'이 이어질 수 있다며 "경쟁적으로 통화를 낮추는 일이 발생하면 무역을 둘러싸고 가격의 적대관계가 형성되고 국제적인 협력이 어려워지면서, 그나마 위태롭게 이뤄지던 경기회복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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