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리에 상응하는 대가로 수수료 아니다" vs 업계 "운영비가 결국 수수료 성격 아니냐"
독자브랜드 관리 특정주유소에 세금 및 정유회사 비용분담分 등 사익 귀속 우려
결과론적으로 대리점 등 유통 과정 추가되는 형식과 동일…기름값 인하 취지 무색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정부가 알뜰주유소 공동브랜드화(化)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브랜드 관리 주체가 받게 될 보상을 놓고 '수수료 논란'이 일고 있다.
브랜드 관리 주체에 대한 보상이 세금 혹은 정유회사 분담비용으로 지원되는 '사실상의 수수료'라는 업계 주장과 달리 정부는 '관리 의무에 상응하는 대가일 뿐 수수료와 원칙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16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물가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알뜰주유소 공동브랜드화 사업안'을 제출 및 승인받고, 현재 후속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알뜰주유소 공동브랜드화 사업이란 2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두고 특정 알뜰주유소 브랜드를 신고할 경우 석유공사와 함께 민간이 공동으로 알뜰주유소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는 이른바 '알뜰주유소 민영화' 사업이다.
문신학 지경부 석유산업과장은 "석유공사가 공동브랜드화 사업에 따른 (브랜드 내) 회원사 관리 의무 범위와 보상 수준 및 주체 등에 대해 후속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회원사 관리 의무에 따른 보상' 방침이다. 업계는 "정부와 주유소 사이 대리점을 하나 더 두는 의미로 수수료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반면, 정부는 '브랜드 관리 의무에 상응하는 대가'로 규정하고 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애초 석유공사가 직접 자영주유소와 접촉했던 것과 달리 관리 의무라는 명목으로 보상할 경우 (결과론적으로 볼 때) 유통 과정이 하나 더 늘어나는 효과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동브랜드화 사업안에 대리점 혹은 수수료라는 항목 자체가 없고 주유소와 석유공사 사이에서 특정 업체가 (대리점 형태의) 중간 마진을 남기는 행위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재 관련 의무 범위와 보상 주체 및 수준 등에 대해서는 결론짓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수료가 아니다'고 선을 긋는 정부 입장에도 불구, 정유업계를 포함한 민간에서는 알뜰주유소 대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리 의무 범위가 확대될 경우 상응하는 보상 규모도 그만큼 커져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야 할 세금 및 정유회사 비용분담 부분이 특정 업체에 귀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의무라는 명분으로 보상해 줄 경우 알뜰주유소 활성화에 따른 가격인하 혜택이 사익(私益)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것 아니냐"며 "보상 주체가 누구든 상관없이 석유공사가 직접 관리하고 관련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귀속시키는게 본 정책 취지와도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기존 알뜰주유소 브랜드인 NH알뜰(농협)ㆍEX알뜰(한국도로공사)ㆍ자영알뜰(자영주유소)에 이어 이번 사업안에 따라 제 4알뜰주유소를 표방하고 나선 KG(Korea Global) 알뜰은 20개 회원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브랜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김진곤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 사무국장은 "기존 회원사 중 일부는 일반 자영알뜰로 전환된 상태로 현재 석유공사 이외의 석유 물량 공급선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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