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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트도 이분화?강남고3(강남+고학력+30대)부부 장바구니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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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트도 이분화?강남고3(강남+고학력+30대)부부 장바구니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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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도 '강남스타일'...복잡한 대형마트 대신 프리미엄식품관
-유학 다녀온 고학력 30대 청담동, 삼성동 사는 젊은 주부..선택기준 '경험>편의>가격'순
-갤러리아 고메이ㆍ신세계SSG로 수입산 맥주ㆍ유기농유아식 사기 위해 발걸음
-일반마트보다 2~3배 비싸지만 "새로운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르포]마트도 이분화?강남고3(강남+고학력+30대)부부 장바구니 보니.. ▲'강남고3('강남 청담동, 압구정동에 사는 고학력 유학파 30대 젊은 부부)' 부부가 프리미엄 식품관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담동에 있는 프리미엄 식품관 신세계SSG,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의 고메이494를 이용하는 고객의 절반은 이들 '강남고3' 부부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여보, 우리 집에 딸기가 있나?"
13일 저녁 7시 강남 청담동 신세계 SSG푸드마켓을 찾은 30대 후반 남성이 카트를 끌며 장을 보고 있던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 떨어졌어. 하나 사야해." 아내의 말에 그가 집어든 딸기 한 팩의 가격은 1만7800원. 일반 대형마트에서 파는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이들 젊은 부부는 비싼 가격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장바구니를 하나씩 채워갔다. 기자가 다가가 " 품목들이 비싼 것 같지 않냐"고 묻자 "쇼핑하기 편리하고 물건들도 깔끔하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에게 쇼핑의 기준은 '가격'보다 '편의성'이 우위에 있다는 얘기다.


같은시각 신세계 SSG푸드마켓과 직선거리로 700m 떨어진 갤러리아 고메이 494에는 저녁을 즐기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살 된 딸 아이를 데리고 친구와 함께 저녁 먹으러 왔다는 주부 김모(31)씨는 "저녁 상 차리기가 마땅치않아 쇼핑할 겸 외식하러 나왔다"면서 "전국의 유명한 맛집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있어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그곳까지 찾아가는 비용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소위 '강남고3' 부부가 프리미엄 식품관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고3'는 '강남 청담동, 압구정동에 사는 고학력 유학파 30대 젊은 부부'를 가르키는 말이다. 청담동에 있는 프리미엄 식품관 신세계SSG,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의 고메이494를 이용하는 고객의 절반은 이들 '강남고3' 부부다. 이들은 모피조끼를 입고 한 손에 스타벅스 커피를 든 채 어린아이 주먹만한 잼 (110g) 하나에 2만5000원을 지불하는 소비에 익숙해 있다. 가격보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만족스럽다는 표정들이다.


이날 찾아간 신세계SSG 푸드마켓은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번잡하지 않았다. 저녁만 되면 주차장이 만차일 정도로 바글바글 사람들이 몰리는 이마트와 비교된다. 또한 여유있게 장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배경음악도 클래식이 흘러나왔다. 세심한 부분까지 '고품격'을 내세우고 있는 셈 이다. 포장은 소포장 위주로 돼 있으며 특히 일반 마트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프리미엄 제품들과 수입산 제품들을 다양하게 구비해놓았다. 매장을 주로 찾는 젊은 고객층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소비패턴을 겨냥한 것이다.


한 강남고3 부부가 카트에 넣는 품목들을 살펴보니 과일, 와인, 잼, 스파게티 소스, 유기농 과자 등 이다. 조리하기 까다로운 탕, 국거리, 나트륨 범벅인 봉지과자를 찾는 이는 거의 없다. 오징어, 생물 꽃게 등을 파는 곳은 텅텅 비었다.


이곳 수산물 코너 직원은 "고객 절반 이상이 젊은 부부들인데 생선 같은 것은 잘 사지 않아요. 와인 같은 것만 사간다"고 말했다.


[르포]마트도 이분화?강남고3(강남+고학력+30대)부부 장바구니 보니.. 신세계 SSG푸드마켓과 직선거리로 700m 떨어진 갤러리아 고메이 494에는 저녁을 즐기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제로 밍크코트를 입고 온 30대 한 주부는 유치원생 딸아이에게 "아줌마한테 치즈스파게티 해달라고 하자"며 파스타면을 집어들었다. 가정주부를 지칭하는 모양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고메이494도 마찬가지다. 고메이494는 갤러리아측이 명품관 이용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국내 최초 '그라서란트(구입한 농축수산물을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게 한 곳)'를 선보인 곳. 버거 한 개에 9000원, 식사 메뉴 하나에 2만원가량으로 백화점 식품관보다도 비싸지만 이곳 프리미엄 식품관을 찾는 이들은 줄까지 서가면서 메뉴를 주문했다. 대부분 인근에 사는 '강남주민 혹은 직장인'으로 20~30대로 젊은 고객이 주를 이룬다.


3~4살짜리 자녀를 데리고 온 젊은 엄마들의 패션을 보니 말그대로 '강남 스타일'이다. 8cm 굽이 높은 부츠를 신고 깔끔한 귀걸이, 목걸이로 치장하고 아이와 함께 저녁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또래끼리 삼삼오오 찾은 '강남고3' 주부들은 160만원짜리 영어유치원에 대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 카트를 보니 유기농저지방우유, 유기농이유식, 일본산 과자 등이다. 우유 4팩(9L)에 2만800원, 이유식 3700~5000원대, 수입산 탄산수 한 병(750ml)에 1만원 등으로 고가이지만 역시 '새로운 경험'을 하려는 이들은 여지없이 카트에 담았다.


직장인 강모(28)씨는 "해외 유학다녀온 친구들 위주로 이곳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일본에서 마셨던 일명 부엉이맥주, 히타치노맥주를 파는 곳이 많지 않은데 이곳에 오면 구할 수 있다. 이들이 나중에 30~40대가 되어 경제력을 갖출 때는 프리미엄 식품관에서 쓰는 씀씀이 또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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