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빙 '경제대이동' 저서 통해 중국의 '집값거품', 'GDP거품' 경고해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간을 보낸 중국이 마침내 '대국이 일어선다'는 '대국굴기(大國?起)'시대를 열었다. 2010년 중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일본을 넘어 세계 2위 자리에 올랐고, 2020년에는 미국을 추월하리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에 감춰진 중국경제의 이면은 어둡다. 이 책의 저자인 스한빙 상하이자오퉁대학교 교수는 중국경제의 '거품'을 빼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중국경제의 거품이 팽창했다가 붕괴된다는 것은 중국이 개혁개방 30년 동안 축적한 부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값 거품'과 'GDP거품'은 중국경제에서 반드시 걷어내야 할 것으로 꼽히고 있다. 저자는 집값 거품을 뺄 수 있던 절호의 기회였던 2008년 말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을 시행한 것은 실책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닥쳤을 때 부동산 구제책을 쓰지 않고 집값이 떨어져 거품이 스스로 빠지게 내버려 둔 반면 중국은 2007년 말부터 약 1년 동안 부동산 조정이 이어지자 정부가 바로 개입해 부동산 부양책을 내놨다.
'집값거품'뿐만 아니라 'GDP거품' 역시 심각한 문제다. 이 책은 중국의 GDP 세계 2위는 상당히 허구적이며 존재하지 않는 영예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저자는 "중국의 GDP가 앞으로 미국을 추월해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된들 부패가 만연하고 빈부격차가 커지는 사회라면 경제적 번영이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GDP의 성장과 경제발전이 국민의 이익으로 돌아가지 않는 중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나라에서 실업은 생존의 위기를 의미한다"며 "소수의 권력층이 부를 점유하고 낭비를 일삼는 동안 민생은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중국이 지금 거품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2022년을 전후로 더 심한 위기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미국과 유럽은 계속해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압박해 거품을 더 부풀리려 할 것이고, 그 거품이 터지는 기회를 이용해 거액의 폭리를 취하고 중국 경제는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경제의 체질 개선이 급선무다. 저자는 "달러 보유량을 늘리고 위안화의 무역대금 결제를 확대해도 기축통화인 달러와는 영원히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불리한 현실을 직시하고, 미국의 위안화 공격에 대비한 방어기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정부주도의 경제개발을 지양하고, 이를 민간 투자로 옮겨 경제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한다. 정부는 경제의 주도자 자리를 내놓고 공공서비스 업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내수 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보장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내수부진의 근원은 가난한 국민에 있다"며 "사회보장체제가 미비한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은 적고 완충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그 결과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기존의 전망서들이 서방 국가를 글로벌 경제 주체로 보고 중국의 성장이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과 달리 중국의 입장과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스한빙 경제대이동/스한빙 지음/청립출판/1만98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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