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첩첩산중…꼬일대로 꼬인 강남구-넝마공동체 갈등

시계아이콘01분 5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강남구 불법 시설물 정비사업 2년… 불씨 여전
최근엔 넝마공동체 자체분열로 새로운 국면 띄기도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강남구와 넝마공동체 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강남구가 2010년 12월 ‘고가(교량) 하부 불법 시설물 정비’사업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현재 넝마공동체가 20년 넘게 지켜 온 대치동 508번지(영동5교 하부, 800㎡)는 지난 달 9일 행정대집행이 이뤄졌고, 실태조사를 거쳐 확인된 17명(수급자 9명, 비수급자 8명) 중 15명은 같은 날 세곡동 1-3번지(250㎡) 임시부지로 이전했다.

넝마공동체는 1986년 윤팔병(71) 씨가 재활용품이나 폐품 등 ‘넝마(낡고 해어져 입지 못하는 옷이나 이불 등)’를 팔아 생계를 잇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위해 조직한 단체다. 당시 이들이 거주지로 삼은 곳이 영동5교 부지였다. 대집행 이전까지 17명을 포함한 노숙인들은 26년 간 이곳 컨테이너에서 숙식을 해결해 왔다.

두 당사자 간 갈등이 본격화 한 건 올 7월 강남구가 당시 윤팔병 넝마공동체 대표에게 대집행 계고문을 발송하면서부터다. 구청은 컨테이너, 확성기 등 비허가 시설물을 8월 10일까지 정비하도록 공지했다. 구성원들은 “강남구가 공권력을 앞세워 대안 없이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며 구청과 서울시 등을 상대로 집회와 시위를 전개했다.

문제는 넝마공동체 내부에서 대응노선을 놓고 분열이 생기면서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거주지 이전을 두고 구청과 협의 중이던 올 5월 세곡동 이전 등 구청과 협조하자는 입장과 이대로 협조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실력행사를 주장한 윤 대표는 10월 28일 세곡동 이전의사를 밝힌 구성원들을 제외하고 기존 컨테이너 4개와 추가로 3개를 구입해 대치동 탄천운동장(약 7920㎡)에 새 주거지를 꾸렸다.

이곳은 서울시 도시안전실에서 관리하는 부지로, 윤 대표 등은 컨테이너와 23동 텐트, 10개의 현수막도 설치했다. 넝마공동체 내부에 세곡동 측과 탄천운동장 측으로 ‘한 지붕 두 가족’이 형성된 셈이다.

이후 예고됐던 영동5교에 대한 대집행이 실시됐고, 기존 거주자 15명은 구청 방침에 따라 2개의 컨테이너를 가지고 세곡동으로 이전했다. 제외된 2명은 윤 대표와 김덕자 씨였다. 이후 윤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김덕자 씨가 대표직을 이어 받았다.


강남구는 엿새 후 15일 탄천운동장 점유지에 대해서도 대집행을 진행했고, 이에 반발한 윤 전 대표와 구성원들은 강남구청과 구청장 자택, 서울시청 등에서 산발적 집회를 열고 있다.

현재 세곡동 부지에는 4개 컨테이너와 임시작업장 등이 꾸려져 있다.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구성원은 총 18명, 이전 이후 추가된 3명과 43명 비회원을 더해 6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전한 뒤엔 ‘넝마공동체 청년사업단’으로 명칭도 바꿨다.


2004년 넝마공동체에 들어 와 사무국장을 지낸 이준형 청년사업단 대표는 “지난 5월부터 윤 전 대표와 의견충돌이 있었고 그 이후 몇 차례 조율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당시 윤 대표는 나에게 5월부로 직무에서 손을 뗄 것과 (구청을 상대로) 실력행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구청과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내부적으로 분란이 발생해 유감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달리 윤 전 대표 측은 강남구청이 공권력과 용역을 동원해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억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5여년 간 노숙인 자립을 위해 힘써 온 단체에 불법이라는 낙인을 찍어 몰아붙였다는 지적이다. 새롭게 조직된 청년사업단에 대해서도 자체적 구성일 뿐이라며 의미를 일축했다.

조속히 사태를 매듭지어야 하는 강남구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았고, 그 이전 세곡동 대체부지 마련 등 존속을 위한 검토와 지원을 해왔음에도 문제가 진정되지 않아 고민스런 모습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지난 달 22일 세곡동에 안전용 펜스를 설치했고 23일에는 겨울 후원물품도 전달했다”며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는 일부가 공동체로 유입돼 자신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고 하니 매우 난처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