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6% 그쳐..올 1% 안팎 그칠듯
스텝 꼬인 '삼바경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 6위 경제강국인 브라질의 경기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0.6%에 그치고 올해 전체로 1% 안팎의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브라질이 비우호적인 기업 환경, 빈부격차, 정치 불확실성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는 4분기부터 경기가 성장세를 회복해 내년 4%대의 성장률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라질 개발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무역수지 흑자는 171억8500만달러(약 18조594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 감소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4.7% 줄었다. 수입도 1.1% 감소했다. 브라질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면서 대중국 수출은 7.3% 급감했다.
기업 투자환경이 악화하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철광석 업체 발레는 올해 들어 18%나 떨어졌다. 국영 전력회사 세미그와 유명 자산운용업체 이타우 유니방쿠도 각각 14%, 16.6% 하락했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는 23%나 빠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1719달러로 세계 75위다. 이는 그리스(35위), 러시아(46위),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65위)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3분기 브라질은 수출·수입·정부지출·기업투자 등 대다수 분야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나 홀로' 0.9% 증가했다. 최근의 임금 상승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데다 빈부격차 심화와 함께 부유층의 과소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고속성장으로 2003년 이후 4000만명이 중산층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신용대출과 과소비로 가계소득의 20%가 대출상환에 쓰인다.
브라질은 경기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 12.5%까지 올린 기준금리는 이후 10차례 연속 인하해 7.25%로 낮아졌다. 지난 8월에는 1330억헤알(약 69조2000억원) 규모의 최대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이달에는 민간 건설 부문의 근로소득세 경감을 뼈대로 한 추가 경기부양책이 발표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세 위주의 경기부양책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열악환 기업 경영환경, 임금 상승, 소득 격차 확대, 정치 불안 등 근본적인 부문의 개선 없이 브라질이 성장동력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증권의 토니 볼폰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이 고질적인 내부 병폐에 대해 돌아보지 않으면 경기회복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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