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속에 어떤 상황에서도 수익을 올리는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투자전략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경제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2조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채권투자에 기반한 펀드 규모가 주식 매매 기반 펀드의 자산 규모를 앞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지펀드는 고수익을 추구하다 보니 통상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산 규모가 컸지만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채권값이 초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금시장 데이터 전문 분석기관 HFR에 의하면 지난 3분기 말 현재 헤지펀드 가운데 주식 매도 매수나 상대가치 차익 전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운용 자산이 각각 5860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HFR의 켄 하인츠 대표는 "이 추세로 가면 연말이면 주식 펀드가 자산 규모에서 채권형에 1위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는 헤지펀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HFR에 의하면 고평가된 종목을 팔고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이는 전형적인 롱숏(매도 매수) 전략을 내세운 주식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달 말 현재 평균 5.8%에 그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기록한 15% 수익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수의 펀드매니저들이 다양한 투자기법과 전략을 동원해도 시장 수익률도 따라잡지 못한 셈이다.
반면 다변화 분산 투자 펀드는 지난달 말 현재 자산이 평균 7% 증가해 롱숏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FT에 따르면 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70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켄 그리핀의 시타델은 지난달 말 현재 자산이 21% 증가했다. 110억 달러 규모의 투자회사인 파인 리버가 운용하는 마스터 펀드도 다양한 투자 기법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18.6%의 수익을 돌려줬다.
헤지펀드 컨설팅사 아카시아의 짐 보스는 이들 헤지펀드가 "작금의 유동성 감소추세를 고려해 다변화 분산 투자로 성공한 사례"라고 평가하며 "이들의 투자 기법인 전통적인 연기금의 안정적 투자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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