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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험사 '저금리 리스크' 돌파전략 있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보험업계에 대해 '마치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같다'고 말했다. 저성장ㆍ저금리의 장기화 추세로 보험사의 수익성이 나빠져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적절히 대비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이 이런 경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어제 '기자단 워크숍' 형식의 공개적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라는 점에 비추어 그로서는 경고의 수위를 한층 높여보려고 한 것 같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보험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김 위원장이 왜 그렇게 충격적인 비유까지 동원하는지 이해된다. 저금리의 영향을 따져보니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더 낮아지면 국내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은 내년부터, 국내 중소형 및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들은 후년부터 금리 역마진에 의한 이차손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차손은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보험금 적립 이자율보다 낮아져 생겨나는 손실을 말한다. 국내 보험업계는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보험계약을 많이 떠안고 있어 이차손 위험 노출도가 높다. 게다가 보험상품 구성의 다양화, 투자위험 헤지, 자산운용 수익성 개선 등 여러 방면에서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이차손에 의한 수지악화 가능성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더 낮아지면 보험회사들이 일제히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질 것이라고 예단할 일은 아니다. 아직은 생명보험업계의 경영실적이 괜찮은 편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보험회사들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양호한 경영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금리의 충격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하는 조치를 취해나갈 여력을 비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혹시라도 금융당국이나 보험업계가 위험을 과장하여 보험금 적립 이자율을 인하하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핑계로 삼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대로 보험업계가 고령화와 의료수요 증가에 대응해 연금보험과 의료보험 상품의 개발과 판매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보험업계의 수익기반과 사회적 안전망을 동시에 확충하는 길이다. 판매영업과 자산운용 양 측면의 해외진출 확대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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