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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EU, WTO 규정 놓고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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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연합(EU)이 지난 8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러시아를 제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취하고 있는 보호무역정책이 WTO의 규정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19년간의 협상 끝에 WTO에 가입한 러시아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렐 드 휴흐트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가입 이후 러시아는 WTO의 규정과 정 반대되는 행동만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왜 WTO에 들어와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인내심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WTO를 통한 제소를 포함해 모든 법적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러시아가 WTO에 가입한 이후 자국 목재산업 보호에서부터 유럽산 육류의 수입 제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 9월부터 도입한 수입 중고차에 대한 재활용 부품세 제도로 인해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의 타격이 크다고 EU는 주장한다. 환경문제 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러시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EU는 러시아가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반발한다. 러시아가 최근 WTO 대사 임명에 실패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그러나 EU의 이런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빅토르 칼미코브 EU주재 러시아 대사는 "모든 조직에는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WTO의 정신과 규정을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EU의 교역국이지만 보호 무역주의와 예측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EU와 다양한 분쟁을 일으켜왔다고 FT는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WTO 가입으로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개방경제 정책을 채택하고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줄을 이어왔다. 10년 전 WTO에 가입했던 중국이 이를 계기로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며 경제발전을 이뤘던 것은 길을 러시아도 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내부 정치 분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WTO가입이라는 이벤트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가입 후 최근 3개월 동안 보여온 러시아의 행동은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는 WTO의 정신에 크게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의 프레드릭 에릭슨 소장은 "애초부터 러시아는 WTO 가입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러시아가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모두가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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