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추격자가 아니라 이젠 선도하겠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도연, 이하 국과위)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가운데 '과학기술 성과보고대회'를 개최했다. 국과위는 Follower(추격자)에서 Leader(선도자)로의 과학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지난 2008년과 현재의 각종 과학 지표를 비교해보면 양적으로는 상당한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2008년 GDP(국내총생산)대비 R&D(연구개발)투자 비중은 3.36%였는데 2011년 현재 4.03%로 소폭 상승했다. 정부 R&D예산은 11조1000억 원에서 2012년 16조원으로 증가했고, 정부 R&D 중 기초연구 비중도 25.6%에서 2012년 35%로 늘어났다. 특히 개인과 소규모 기초연구비가 2008년 3640억 원에서 2012년 현재 8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경제활동인구 천 명당 상근연구원은 2008년 9.7명에서 2010년 현재 10.7명으로 증가했고 과학기술 일자리는 2006년 16.8%에서 2010년 19.2%로 늘어났다. 국제 특허출원건수(PCT)도 7899건에서 2011년 1만447건으로 많이 출원됐다.
그러나 정체된 부분들도 있다. 특히 SCI(Science Citation Index) 피인용도는 2008년 3.29회, 2010년 3.57회로 거의 변화가 없으면서 세계 30위를 기록했다. 또 전 세계 과학/기술경쟁력은 2008년과 2011년 현재 5위/14위를 기록해 몇 년 동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김도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 성과로 세 가지를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R&D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이 세계 2위 수준을 유지했고 ▲교육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국과위 출범 등 과학기술 행정체제를 구축한 것을 꼽았다.
우리나라가 과학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기초과학 진흥 ▲모험적 연구지원 등 연구관리 체제 혁신 ▲중소기업과 녹색기술 지원 통한 성장 동력 창출 ▲유사중복사업 제거 ▲연구협력 활성화 및 개방형 연구행정 등 투자 효율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과학계 인사는 "중소기업과 녹색성장 지원을 통한 성장 동력 창출은 실효성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과학/기술경쟁력 부문에서 취임기간동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과학기술 투자확대에 따른 양적 성장은 평가할 만하지만 질적 성장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교육과 과학의 결합으로 시너지 창출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교과부 내에서 교육과 과학기술 행정은 서로 결합됐을지 모르지만 실제 교육과 과학기술이 결합되는 '정책 프로그램'개발이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경우 교육의 문제에 눌려 과학기술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과학계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투자확대에 비례한 성과창출 ▲연구 성과의 탁월성 개선 ▲과학기술자 사기진작 등을 제시했고 이 문제는 다음 정부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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