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김황식 국무총리는 2일(현지 시간)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한인 후손들과 만나 "한인들이 이주한 지 100년이 넘는데도 모국의 정서를 지켜온 데 대해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멕시코 정부의 공식 초청에 따라 현지를 방문중인 김 총리는 이날 황보 앙헬레스 한인 후손회장을 비롯해 한인 후손 30여명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2005년 이민 100주년을 맞아 각종 지원사업을 진행중인 우리 정부의 대표가 멕시코에 있는 한인 후손들만 따로 모아 간담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며 "1905년 애니깽 농장에서 시작된 가슴 아픈 멕시코 이민사를 되돌아 볼 때 3만명에 달하는 우리 한인후손들이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낯설고 먼 멕시코에서 당당하게 자리 잡았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 있는 한인 후손은 1905년 일본 인력송출회사가 모집해 보낸 한국인 10000여명이 뿌리다. 당시 이들은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 지역에 있는 22개 에네껜 재배농장에 흩어져 정착했다. 에네껜은 선박 등에 쓰이는 밧줄의 원료를 만드는 선인장의 한 종류다.
낀따나 루주의 대법관을 지낸 리자베스 로이 송, 치와와주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노라 유 등 고위직에 진출한 인사가 소수 있으나 현재 대부분 농업 등 저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멕시코 한인후손은 중국, 미국 등 여타국가에 이주한 우리 동포 후손에 비해 모국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한국과 멕시코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인 후손들이 양국관계발전에 교량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황보 후손회장은 "한인후손 사회는 한국을 모델로 하고 자긍심을 느낀다"며 "보다 많은 멕시코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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