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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구자철의 '임대 기적'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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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구자철의 '임대 기적' 재현할까 [사진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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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지난해 분데스리가 진출 이후 구자철은 늘 불안했다. 출전기회는 들쭉날쭉했고, 어쩌다 경기에 나와도 낯선 포지션에서 뛰기 일쑤였다. 감독의 고압적 태도에 팀 분위기마저 어수선했다. 기량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동화 같은 반전이 시작된 건 지난 1월 31일이다. 고심 끝에 돌파구를 찾았다. 임대다. 목적지는 아우크스부르크. 지난 시즌 처음 1부리그로 승격한 팀이었다. 순위도 강등권인 17위에 불과했다. 재정은 빈약했고 선수층도 얇았다.


열악한 조건은 새로운 가능성의 또다른 이름이었다. 볼프스부르크 시절과 달리 구자철은 핵심 선수로 중용 받았다. 원 포지션이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회복했고, 팀 전술은 그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선수단 분위기도 가족적이고 화기애애했다.

구자철은 날아올랐다. 임대 후 세 번째 경기 만에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뽑아내더니, 이후 12경기에서 5골 1도움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결국 아우크스부르크도 무패 행진을 이어간 끝에 강등권 탈출은 물론 14위라는 기대 이상의 순위로 시즌을 마쳤다. 구자철에겐 '임대의 전설'이란 별명이 붙었고, 상승세는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이란 위업으로도 이어졌다.


이제 지동원(선덜랜드)에게 같은 기회가 주어지려는 모양새다. 위르겐 롤만 아우크스부르크 단장은 최근 지동원의 임대 영입에 대한 관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미 협상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롤만 단장은 "지동원은 매우 흥미로운 선수"라며 그를 높이 평가했다.


실현 가능성이 꽤 높은 이적설이다. 공교롭게도 구자철의 임대 이적 당시와 모든 환경도 흡사하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리그 최하위로 쳐져 있다. '에이스' 구자철의 부상 결장이 길었고, 야심 차게 영입한 새 공격수들도 기대 이하였다. 자연스레 공격력은 크게 떨어졌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 리그에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 득점(9골)에 그친 팀이다. 열악한 재정 탓에 겨울 이적 시장에서 수준 높은 공격수를 새로 영입하기도 어렵다.


지동원이 처한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 지난해 여름 선덜랜드 이적 후 첼시·맨시티 등 강호를 상대로 인상적 골을 넣었지만, 여전히 팀 내에선 '유망주'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틴 오닐 감독의 검증된 선수 위주의 기용 방식도 걸림돌이었다. 설상가상 새롭게 가세한 공격수 스티븐 플레쳐가 맹활약하자, 지동원은 아예 1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지동원, 구자철의 '임대 기적' 재현할까 [사진 = Gettyimages/멀티비츠]


이런 가운데 지동원과 아우크스부르크의 만남은 서로의 부족함을 매워줄 계기다. 어떤 의미에선 구자철의 임대 못잖은 결과도 낼 수 있다.


우선 축구 내적으로도 둘은 궁합이 좋다. 현재 아우크스부르크는 공격 자원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4-1-4-1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이에 구자철도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 뛰는 횟수가 많다. 지동원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공격자원이다. 최전방 공격수, 처진 공격수는 물론, 대표팀과 선더랜드 U-21(21세 이하) 팀에선 측면 미드필더로도 뛴 바 있다.


지동원이 가세한다면 지난 시즌 후반기 선전의 바탕이었던 4-2-3-1 포메이션을 다시 가동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구자철을 다시 원 포지션인 중앙으로 돌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동원-샤샤 묄더스의 투톱 체제도 병행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2011 아시안컵과 런던올림픽에서 빛났던 지동원-구자철의 호흡을 팀에 이식하게 된다.


정서적 면에서도 좋은 환경이다. 지동원은 선덜랜드 입단 초기부터 내성적 성격과 기존 선수들의 '텃세' 탓에 팀 내 융화가 만만치 않다고 고백해왔다. 반면 아우크스부르크에선 대표팀 선배인 구자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경험적으로 증명된 대목이다. 박지성(QPR)과 이영표(밴쿠버)는 PSV아인트호벤 시절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성장했다. 기성용(스완지) 역시 셀틱 시절 차두리(뒤셀도르프)가 합류한 이후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두 또래 선수들은 그 이상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우크스부르크 팀 자체도 무한 경쟁의 선덜랜드보다는 훨씬 안정적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이를 통해 지동원의 성장세가 탄력을 받는다면, 원소속팀인 선덜랜드로서도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인 셈이다. 한국 축구에게도 호재다. 공격수 부족에 시달리는 대표팀이 지동원이란 걸출한 공격수를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동원의 아우스크부르크 임대가 '윈-윈'을 넘어 또 한 번의 '임대의 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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