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두 번의 양적완화 조치로 2조3000억 달러를 퍼붓고 또 월 4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하고 있는데도 미국 경제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벤 버냉키 의장은 잠재성장률 하락에서 이유를 찾았다.잠재성장률이란 노동과 자본 등 한 나라가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모두 투입해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없이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낮으면 경기가 조금만 가파르게 상승해도 물가상승 압력에 봉착해 금리인상 처방을 내려야 한다.
미국의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20일(현지시간)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에서 ‘경제회복과 경제정책’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증거로봐서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최근 금융위기 이전 2.5%보다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금융 컨설팅회사인 MF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잠재성장률을 1.6% 근처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위기가 잠재성장률을 둔화시킨 방법은 많다”면서 “높은 비율의 장기실업은 기술의 상실을 초래해 정상 조건하에서라면 유지됐을 실업률을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들은 투자를 줄여 생산성 증가 속도를 갉아먹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실망스런 경제 회복속도에 대한 부분적이 이유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기업들은 1조70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믿을 만한 재정절벽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을 내버려두겠다는 뜻”이라고 일갈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9.4%에서 10월 7.9%로 떨어졌지만 생산가능인구중 취업과 구직활동을 하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예전보다 턱없이 낮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67.3%였지만 지난 8월 63.5%로 떨어졌다.
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미국이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FRB도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월 4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 버냉키는 “현재 7.9%인 실업률은 장기간 지속가능한 수준보다 2~2.5% 포인트 높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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