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오는 23일이면 북한이 연평도 포격도발을 한지 2년이 된다. 하지만 서북도서 일원은 아직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오히려 남북군당국은 서북도서에 전력을 보강해 '한반도의 핵심 화약고'가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군 당국도 북한의 군전력 증강 등을 토대로 서북도서 기급강점은 물론 서북도서에 대한 도발 의지를 꺾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군은 올해 5~8월 서해안의 초도에서 지상, 해상, 공중 전력이 대규모로 참가한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초도를 기습 점령지로가정해 상륙훈련을 반복하는 등 서북도서 기습 점령을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올해들어 NLL 이남의 서북도서를 기습 점령하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등 작전개념을 공세적으로 전환했다. 이는 포격 도발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작전개념의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MI-2, MI-4, MI-8 등 50여 대의 공격헬기가 서해 백령도에 인접한 황해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각각 분산 배치됐다. 공격헬기 격납고를 건설 중이며 헬기부대 숙영 시설은 완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 두차례에 걸쳐 지상공격과 고속기동훈련에 동원된 MI-2개량형 및 MI-4수송.공격헬기 70여대를 배치해 놓고 복귀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군 헬기 전력의 50%가량인 옛 소련제 MI-2는 기관총, 폭탄(250ㆍ500㎏), 57㎜ 로켓, 대전차 미사일(AT계열), 공대공 미사일(SA-7) 등을 장착하고 있다. 북한군의 공격헬기는 전ㆍ후방 기지를 이동하는 방법으로 기동연습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LL에서 북쪽으로 60여㎞ 거리의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7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대규모 기지를 올해 초 완공한 것도 공세적 작전개념의 일환이다. 이 기지는 공기부양정이 고정 배치되지 않고 예비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기부양정은 평안북도 철산군의 모항에서 고암포로 이동, 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의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가 있다. 길이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t)에는 앞과 뒤쪽에 57mm 기관포 1문, 30mm 기관포 1문이 장착돼 있다.
북한은 특히 올해 잠수함정 침투훈련을 지난해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실시했다. 이 점을 두고 군당국은 서북도서 기습강점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동성이 떨어지는 대규모로 최전방에 배치한 것은 군사적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MI-2 헬기를 이용해 1개 대대 규모의 보병을 서북도서 기습 강점에 동원하려면70여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동성이 떨어지는 헬기는 그만큼 상대편의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병력을 신속히 실어 나르는 공기부양정도 상대의 공격에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선미의 프로펠러나 공기를 주입하는 가죽이 헬기의 기관총에 회전이 멈추거나 터지면 해상의 공기부양정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평양의 군 지휘부와 4군단 포병부대를 포함한 일선부대 간의 지휘 혼선도 식별되고 있다.
지난 10월 탈북자 단체들이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을 때 4군단은 실제 조준사격을 가할 준비를 마쳤으나 평양 지휘부에선 "쏘지 말고 풍선만 관측하라"는 지시를 몇 차례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해안포 20여 발을 발사했던 무도 기지에 '영웅방어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한 것도 실상과 동떨어진 행위라는 지적이다.
포격 당시 연평도에서 11㎞ 떨어진 무도에서는 2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지만 모두 바다에 떨어졌다. 실제 북측 해안포의 능력을 가름해볼 수 있는 사례로 평가됐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은 해병대의 대응 포격으로 부서진 무도의 해안포부대 막사와 교통로를 비롯한 장제도 포병부대 막사 보수를 위해 최근 100여명의 공사 인력을 동원했으나 작업이 끝난 뒤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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