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3·4분기 기업들의 실적 희비가 원가에 의해 갈리고 있다. 원가에 발목이 잡힌 기업들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반면 원가 절감에 성공한 기업들은 3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제닉, 에스엠, GS건설 등의 실적 부진 요인으로 원가를 지목했다. '하유미팩'으로 유명한 제닉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220억원, 영업이익은 45.4% 줄어든 1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컨센서스 대비 각각 18%, 55% 낮은 수준이다. 이하경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닉의 부진한 실적의 원인을 가격 저항에 의한 원가율 상승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마스크팩의 구성물은 증가한 반면 평균판매단가(ASP)는 10% 하락해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제닉은 실적 발표 후 하한가로 떨어졌으며 16일에도 5% 넘게 하락했다.
어닝쇼크로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에스엠의 실적 부진 요인도 원가율이다. 에스엠의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15억원,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8%, 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20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프로모션 및 수익배분 비용이 증가하며 매출원가율이 67.1%로 예상보다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흘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에스엠은 16일 시가총액이 8701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시가총액 순위도 13일 4위에서 16일에는 11위까지 미끄러졌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GS건설은 해외원가율 불안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토목현장 4대강 관련 원가상승, 시공실적 확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수주한 부황댐관련 원가 정산으로 230억원 비용발생, 사우디 저가현장 준공원가 정산 300억원 비용 발생, 해외환경사업 진출을 위한 107억원 등 총 637억원의 원가상승이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3분기 깜짝 실적을 낸 동아제약은 원가 절감이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혔다. 동아제약은 원료 단가 인하로 매출 원가율이 전분기 대비 3.7%포인트 하락하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요즘 같은 시점에는 원가 관리가 어떻게 됐는지가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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